▲ 선동혁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과장 |
그런데 아무리 손자 손녀가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관절, 허리 등이 점점 약해지고 관련 질환들이 가속화되기도 한다. 근래 이런 건강 문제를 통틀어 ‘손주병’이라고도 한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 또는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관절 부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할마’ㆍ‘할빠’들은 아이를 장시간 안고 있거나 기저귀를 자주 가는 등 쉴 틈 없이 손을 움직이면 손목의 힘줄이나 인대가 붓고 늘어나 통증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며칠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나중엔 손목 저림과 찌릿찌릿한 증상으로 물건을 잡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심해질 수도 있다.
손목 건초염을 자가진단하려면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쥔 뒤 손목을 아래로 꺾을 때 심한 통증이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염증 초기라면 우선 통증이 발생하는 곳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후 보호대를 손목 관절에 고정한 다음 온·냉찜질을 하면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진찰이나 혈액검사로 염증반응 수치를 확인하고 약물처치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주먹을 쥐고 원을 그리듯이 손목을 돌려주거나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위아래 방향으로 번갈아 가면서 눌러주는 것이 좋다.
‘할마’ㆍ‘할빠’들은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 하중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80% 이상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의 진행 상태가 육아를 하지 않는 노인들보다 빨라질 수 있다.
대표적인 노인 질환으로도 알려진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물렁뼈라고 불리는 연골로 싸여있는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부종, 통증 등을 동반한다. 주로 노화, 관절에 생기는 상처나 감염 등으로 발생하는데 관절끼리 부딪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무릎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조기에 발견해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물리치료와 관절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할마’ㆍ‘할빠’들은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 척추, 등, 허리 부위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추간판 탈출증을 앓게 될 확률이 높다. 추간판 탈출증, 일명 허리 디스크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허리에 발생하고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픈 증상이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비수술 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환자의 80~90% 정도는 비수술 치료를 받으며 회복할 수 있다. 척추신경차단술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해 신경을 차단한 뒤 통증을 가라앉히는 시술이다. 척추신경성형술은 염증이나 유착이 발생한 부위에 약물을 투여해 유착된 신경을 분리한다. 레이저 시술로도 치료할 수 있다. 내시경과 레이저를 이용해 신경이 유착된 부위를 관찰하고,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해 통증 신경을 차단한다.
선동혁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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