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투약기 도입, 의약품 변질 가능성 우려…필요성 없어”
■100세 시대, 지역 의료와 함께 - 대전시약사회
▲ 오진환 대전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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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13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약사회가 편의점 판매약 품목조정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품목조정 여부를 논의한 뒤,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오는 6월까지 관련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시약사회는 “이는 무분별하게 품목 확대만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시약사회 오진환<사진> 회장을 동구 판암동 ‘청우온누리약국’에서 만나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불가’등 약사회의 4대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 대전시약사회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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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불가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는 절대 불가하다. 정부의 상비약 품목 확대 계획은 의약품 판매관리의 허점과 불법적 판매행태를 개선하지 않고 계속 방관자적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난 4년간 편의점 판매약 관련 부작용 보고건수가 1000건이 넘고 편의점 판매업소의 70% 이상이 약사법을 위반하고 있다.
편의점 판매약 제도는 안전장치가 미비하다. 편의점 판매약은 생명품인 의약품을 전문가인 약사의 관리를 거치지 않고 구입하게 한 부당함이 있다. 약사의 관리를 배제시키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수립해 놓고 실행을 해야 국가의무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평일 심야시간이나 공휴일 등 보건의료 취약시간대 대안이 있다. 지자체에서 재정 지원을 통해 심야공공약국을 운영하는 것과 병의원과 약국이 연계된 당번제도의 도입이다. 현재 전문의약품 매출이 80%를 넘어서고, 일반의약품 매출이 20%가 안 되는 상황에서 당번약국은 유용하지 않다. 심야나 공휴일에 응급실을 이용할 때 접근성도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화상투약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약사회의 입장은 어떤가.
▲지난 2012년 첫 등장한 원격화상투약기는 당시 약사회의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결국 도입 불가로 방향이 정해지면서 폐기수순으로 갔다. 하지만, 화상투약기 개발자의 지속적인 정부 민원 결과, 정부가 이에 대해 손을 내밀면서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에 약사회는 긴급하게 대응에 나섰다. 전국 시도지부는 물론 분회까지 화상투약기 도입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선 대한약사회는 긴급지부장회의를 열고 화상투약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약품자판기 도입은 안전하고 올바른 의약품 투약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규정된 약사법의 대면판매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온라인약국과 조제약택배, 원격의료를 도입하려는 디딤돌로 악용될 것이다.
화상투약기는 기계 오작동과 조작 오류, 기계내부 고열과 차광 조치 미흡 등으로 인해 의약품이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해킹 등에 의한 오투약이나 개인정보 누출 등이 우려된다.
▲ 편의점 의약품 품목 확대 판매 저지 결의대회 모습 |
-최근 일각에서 법인약국 도입설이 나오고 있다. 어떤 것인가.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인간의 건강과 생명, 즉 건강권 보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약사법은 약사의 전문성, 약사에 의한 약국의 직접관리와 전념 의무를 규정해 의약품의 안전한 유통과 국민건강의 증진이라는 헌법상의 국가의 의무를 전문약사를 통해 이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리목적 상행위에 적용되는 상법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약사의 소득은 약국 출자 지분의 대가가 아니라 약사 전문성을 통해 보건의료체계 유지 및 조제ㆍ복약지도 서비스 대가로 받는 것이다. 총매출 구조에서 약사 소득의 80% 이상이 처방조제이고, 국가 통제를 받는 수가구조는 공공규제 영역이므로 영리추구의 상행위와는 양립할 수 없다. 영리법인은 약국의 운영에 거대자본의 유입통로의 물꼬를 트는 것이 될 것이기에 대전약사회는 강력히 반대한다.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과 관련해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약국은 현행법상 마약류를 보건소를 통한 상시 감시와 감독을 받고 있으며,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마약류 의약품을 무조건 소포장 팩 단위 생산, 수입, 처방이 선행돼야 한다. 현행처럼 마약 및 향정약이 100정, 500정 등의 단위로 생산ㆍ포장되고, 처방 역시 특정단위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별 일련번호 보고는 불가능하다.
고가의 리더기 구입도 약국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기존 제도를 보강하면서 마약류의 안전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 DUR제도를 이용하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매와 제약사의 공급량 보고, 약국의 청구량이 다르면 확인이 가능하다. 충분한 의견수렴과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는 식약처의 일방통행식 정책에 약사회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약사회 입장에서 볼 때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정리=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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