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교수 |
로버트 기요사키는 책에서 가난한 아빠는 자녀가 “아빠, 저도 BMW를 타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우리 형편에 그런 걸 어떻게 살 수 있겠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말거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런데 부자 아빠는 달랐다. “그래 BMW를 타자. 그런데 BMW가 얼마나 하니? 그리고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 거니?”라고 물으며,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자녀가 그 계획을 실천하도록 도우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꿈을 꾸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돕는 역할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해석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2003~2004년 USA투데이 머니 부문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고, 저자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놨으며, 전 세계 80개 국가에서 44개 언어로 번역돼 2400만 권 이상 팔려나간 책이다.
대전시는 생활체육 인구와 비교하면 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한 도시이다. 생활체육 인구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으나, 생활체육시설 건립 진행이 더뎌, 운동 장소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임에도 체육시설이 부족해 전국단위의 체육대회를 유치할 수가 없고, 이것을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지 못하는 정체된 상황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의 단점 중의 하나가 경쟁적으로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는데 있는데, 충실한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이나 몇몇 사람들의 결정으로 대회를 추진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 앉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스포츠대회를 통한 도시 이미지 향상과 엄청난 국제적 홍보 효과, 시민의식함양, 지역경제활성화, 일자리창출 등을 통해 나타나는 여러 가지 달콤한 효과들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의 잉여금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설립하게 했고, 공단은 대한민국 체육 재정의 98%를 지원하는 막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공동 개최 또한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했고, 새로운 응원문화를 이룩했다.
대한민국 기업인들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게 했으며, 민족 자존심과 국민의식을 높이는 등 대한민국의 발전을 한 걸음 크게 앞당겨줬다. 또한, 박지성, 이영표, 이청룡, 기성용, 손흥민 등 걸출한 스포츠스타들을 배출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민국을 홍보하고 있다.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시 재정 형편으로 편한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국제 대회를 유치하기 전, 발표된 여러 경제적 파급 효과가 제대로 발생하였는지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 세종, 충북 등 지역분산개최를 통한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다행히 2018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당분간 우리나라에선 굵직한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정부도 이를 고민하고 있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걱정하고 있으나 3,4개 시·도의 기존 시설을 활용해서 개최할 수 있다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행·재정적 지원이 들어가는 국제대회지만 시 발전을 위해 아무런 구상도 하지 않는다면 대전시민은 항상 다른 도시 발전하는 모양만 구경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유치에 대한 손익은 당연히 꼼꼼하고 자세히 계산하고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스포츠마케팅 방안과 시민 활용 방안을 튼실하게 수립하여 대전시의 명예도 높이고, 시민들의 생활체육 공간도 확보하며,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되면 좋겠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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