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ㆍ유치사업이 찬반논쟁에 휩싸인 채 설전(舌戰)을 거듭하면서 사업 건설업계 등 경제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추진하는 현안사업마다 반대논리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등만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기사회생했던 수장(首長)이 파기환송심에서 또다시 발목을 잡히면서 대전의 ‘청와대’를 향한 불신이 팽배할 정도다.
▲ 월평공원갑천자연하천구간 |
대표적인 사업이 도시공원 개발사업이다.
월평근린공원 등 5개 도시공원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원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공원을 정비해 보존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체 공원 부지의 30% 이하를 민간사업자의 수익사업으로 보장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5개 공원의 전체 예상사업비만 2조원이 넘는 규모다. 이 중 1조 7000억원이 넘는 돈은 민간사업자의 수익사업인 주택건설 사업비다. 건설업계를 비롯한 경제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사업으로,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난개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 월평공원 아파트 건설 반대 기자회견 |
대전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 경제단체들이 최근 대전 도시공원 조성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공동 건의서를 대전시에 전달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경관을 훼손하며 아파트 사업자의 배를 불린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추진하는 유성구 용산동 대덕테크노밸리(DTV) 관광휴양시설용지 개발 계획도 마찬가지다.
▲ 용산동 현대아웃렛 부지 |
10년 가까이 방치된 땅에 대기업이 3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아웃렛과 호텔, 컨벤션시설 등을 짓겠다며 대전시에 공개적으로 허용을 요청했다. 시 역시 오랫동안 미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수용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사업도 시민단체와 소상공인단체 등이 ‘대기업 특혜정책’, ‘지역상권 붕괴’ 등을 내세우며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민ㆍ관이 함께 참여하면서까지 협의했던 도안 갑천친수구역 조성사업은 아직도 시끄럽다.
시민단체 등은 개발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와 목요일 집회, 반대서명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막아서고 있다.
이 사업은 서구와 유성구 일대인 갑천친수구역에 5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호수공원과 함께 5200세대가 넘는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특히 건설업계의 관심이 많은 곳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적 기반이 취약함에도 대전시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반대논리에 꼼짝을 못하고 있다"며 "정책과 사업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세워 찬반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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