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으로 ‘일반인’ 신분이 된 이후 육성으로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날 포토라인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12일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자리에서 첫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대신 전달한 메시지였다.
또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손범규 변호사가 전날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것이다.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고 밝힌 터여서 박 전 대통령의 입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적 혼란과 국론분열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도 자신의 범죄 혐의는 모두 부인하면서 결백을 주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헌재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기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선고로 박 전 대통령이 파면당한 생채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검찰조사에 출석하는 장면까지 보게 돼 침통한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참담하게 봤다”며 “다른 사람들도 착잡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에서 파면당하지 않았더라면 집권 5년차를 맞이했을 시기에 현직에서 내려와 검찰에 출두하게 돼 더욱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출석 과정에서 엷은 미소를 보였음에도 안색이 좋지 않은 데 대한 걱정도 묻어난다.
청와대 측은 검찰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자체에는 언급을 자제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나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향후 조사 추이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김재수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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