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논란만 키운 꼴
대전시가 청년연극제 일환으로 대전연극협회의 타지역 대형 상업뮤지컬 ‘영웅’을 기획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체성도 확보되지 않은 축제를 ‘급조’한 시의 문화행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역 연극 활성화를 위해 ‘청년연극제’를 기획해 놓고도 이렇다할 축제의 정체성이나 세부계획도 없이 5월 추진일정에 맞추다 보니 청년을 위한 연극제가 아닌 상업뮤지컬이 무대에 올리는 등의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시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을 무료 대관해 타지역의 대형 상업 뮤지컬 ‘영웅’을 올리기로 한 사실이 알려진 후 여론의 비판이 일자 지난 16일 예당에 아트홀 대관료 징수토록 하라는 공문을 전달하면서 섣부른 판단이 행정적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관료를 징수하기로 한 결정과 절차가 어긋난 가운데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전연극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지역 연극계 원로 A씨는 “시민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하자고 만들어놨더니, 전통성을 잃어버리고 시 정책기조에 맞춰 예술이 종속돼 버려 속상하다”며 “연극은 시대적인 애환을 상기하게 되고, 힐링적인 요소가 많다. 상업적인 공연을 선보여 돈벌이를 위한 재정확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축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는‘청년연극제’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워 지역 청년연극인들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문용훈 시 문화예술과장은 “예산이 세워지기 전부터 공연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서는 연극협회에 사전협의 주의 촉구 공문을 전달했다”며 “당초 생각했던 순수예술창작공연과 달리 영웅이 상업성이 높아 대관료 지불방침을 세웠고, 종합계획을 세워서 청년연극인들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오는 5월 9일부터 14일까지 6일간 대전예당에서 대전연극협회와 공동주최하는 ‘청년연극제’ 의 일환으로 상업 뮤지컬 ‘영웅’을 올리기로 하면서 청년이나 지역 연극과는 상관없는 대형상업뮤지컬을 무료 대관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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