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영 (교육문화부 기자) |
대전예총이 진행하는 행사를 비롯해 예총 회원단체인 개별 협회들이 진행하는 대표 행사마다 예술인들은 심드렁하다.
협회가 주도하는 대부분의 행사에는 협회 회원들이 참여할 뿐 회원이 아닌 예술인들은 대부분 소외돼 운영되기 때문이다.
대전예총을 비롯해 회원단체들은 지역 예술인들의 입장을 대신해 기관에 제대로 정책전달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고, 예술인 모두가 상생하고 화합할 수 있는 추진력과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패거리문화’, ‘편가르기 문화’로 전락한지 오래다.
한 예술인은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서로 견제하느라 바쁘다”며 “ 각 협회의 폐혜와 독식도 크다”이라고 탄식했다.
연극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20여년 넘게 대전 연극 명맥을 이어온 대전연극제가 지역연극인들을 아우르는 축제의 성격보다는 단순한 경연행사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일부 연극인들의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며, 오로지 전국 연극제에 나갈 ‘선수’를 골라내는 작업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전 예술분야를 대표하는 협회라는 이름으로 문화계 지도층의 뻔뻔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명 예술인들의 밥줄로 불리는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에 일부 협회들이 지원에 떨어질 경우 가만 안두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하고, 일부 단체에 지원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같은 일부 협회들의 이해 못할 행태에 예술인과 시민의 실망감이 크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러한 사람들은 그것을 대물림하고 또 패거리를 지어 특권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 협회가 그 역사성만으로 지역예술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되돌아 봐야 할 대목이다.
지역 연극계 한 대표의 의미심장한 말은 잊을 수 없다.
“예전에야 협회라는 이름으로 뭉칠 필요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잘나가는 사람일수록 단체 같은데는 얼굴을 안 내민다. 투쟁이나 감투보다 예술가로서의 성취가 더 인정받는 세상 아니냐.”
도시의 감성과 품격을 높이는 데 매진하는 선량한 예술인들이 ‘패거리 문화권력’에 희생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시대를 끌고 가지는 못 할지언정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는 않는지, 그리고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옳은지도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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