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
우리 눈에는 눈꺼풀 위, 아래 입구에서부터 코를 통해서 눈물이 빠져나가는 배출로가 있는데 그 배출로의 일부가 막히는 것이 눈물길 막힘이다. 보통 눈물샘이 막혔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눈물샘은 눈물을 만들어내는 공장에 해당하고 눈물길은 눈물이 빠져나가는 배출로, 즉 하수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눈물샘은 눈썹 아래 바깥쪽 부분에 위치해 있는데, 눈을 자연스럽게 깜빡깜빡할 때 레몬즙 짜지듯이 눈물이 나오고 이 눈물이 눈 전체 표면을 도포한 후 눈꺼풀에 위치한 눈물 배출로의 입구인 누점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만나 코 안으로 배출된다. 눈물길의 출구가 코 안으로 나 있기 때문에, 많이 울면 눈물뿐만 아니라 콧물도 같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눈물길 질환은 크게 선천적 눈물길 질환과 후천적 눈물길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 눈물길 막힘은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선천적 질환은 눈물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눈물길에 위치한 판막이 태어날 때 열려 있지 않고 얇은 막으로 막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래서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물 필름층이 눈에 높게 고여 있어 항상 그렁그렁하고 눈곱이 끼게 된다. 또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서 피부가 짓무르기도 한다.
하지만 선천적 질환은 얇은 막이 아직 개통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자랄수록 대부분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대부분 돌 전후로 증상이 없어지는데, 돌이 지난 후에도 증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또 다른 선천적 질환으로 눈물샛길이 있다. 눈물샛길은 정상적인 해부구조 이외에 샛길이 또 나있는 것으로 아이가 우는데 피부에서 눈물이 나는 경우이다. 눈물이 잘 빠져나가다가 하나의 샛길로 새는 것인데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미용상 좋지만,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협조가 가능하거나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료하기도 한다.
후천적 원인은 대부분 노화에 의해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듯이 눈물이 배출되는 주변 조직도 많이 느슨해지고 눈물길도 좁아진다.
바람이 불면 더 심해지는데, 이유는 바람에 의해 눈물이 증발된 상황을 인체가 눈물이 부족한 상태로 잘못 인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물샘에서는 눈물을 더 많이 만들어내게 된다.
눈물길 막힘의 전형적인 증상은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인데, 여기에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눈물 자체가 끈적끈적해진다. 항상 빗물 고인 창문을 바라보는 것처럼 흐리고 뿌옇게 보인다. 또 계속 닦아내다 보니까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까만 눈동자의 껍질이 까지는 등 2차 염증 생길 수도 있다.
후천 눈물길 막힘은 아이와 다르게 저절로 좋아지진 않는다. 여름이나 따뜻한 계절엔 바람에 의한 눈물 증발이 적고, 조직이 수축되지는 않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되진 않는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눈물길 막힘은 좁아진 눈물길을 넓혀 주는 것이 기본 치료인데 완적이 막힌 경우와 부분 막힘에 따라 치료방법에 차이가 있다. 눈물길 관류검사에서 식염수가 코로 내려온다면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것이 아니라 좁아져 있는 것을 뜻하므로 기존의 눈물길 내에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혀 역류가 돼 나오는 경우에는 막힌 눈물길을 대신하는 지름길 통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조원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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