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연극제’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대전시의 원칙없는 정책 추진으로 표류 위기에 놓였다.
당초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상업 뮤지컬을 올리기로 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시가 뒤늦게 공연장 대관료 징수 방침을 밝혔지만 이 역시 절차를 무시한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대전시의 탁상행정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는 지난 16일 대전예술의 전당(이하 예당)에 2017 대전청년연극제 관련 아트홀 대관료 징수요청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민연극페스티벌을 개최해온 시와 대전연극협회는 올해 새롭게 ‘청년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해 오는 5월 9일부터 14일까지 6일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을 무료 대관해 그랜드 뮤지컬격인 ‘영웅’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지만 ‘지역 연극’이나 ‘청년’과는 연관이 없는 타 지역의 대형 상업뮤지컬 ‘영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사용료 징수를 통보한 것이다.
여기에 대전시 주최로 열리는 행사로 대전예당의 사용료 감면 조례에 따라 무료 대관이 이뤄진 공연에 타기획사로부터 재대관료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아트홀 대관료 징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대전시 주최 공연으로 사용료를 면제 받아 상업 뮤지컬이 무료 대관공연으로 올려질때까지 시의 이렇다할 제재가 없었던 데다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대관료를 징수하기로 한 결정자체도 절차를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예당 조례 제8조(사용료의 감면 등)에 따르면 국가 또는 대전광역시가 주최하는 행사 또는 공연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공동주최를 진행하고 있는 시가 단순히 상업성이 짙다는 이유로 대관료를 징수토록 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공연계 한 인사는 “시 주최 행사로 무료 대관인 공연이 상업성이 짙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자 대관료를 징수한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대관료를 징수하려면 무료 대관을 취소하고 다시 대관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대전시의 행정편의주의적 조치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종천 대전시의원도 “재정상 어려움이 있는 연극협회에 대해 시가 혜택주는 것은 몰라도 타 지역 업체와 손을 잡고 지역 업체를 외면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잘못된 지역 관행은 끊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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