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 “무능한 연구원 퇴출”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출연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 “무능한 연구원 퇴출”

  • 승인 2017-03-19 12:39
  • 신문게재 2017-03-20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출연연 내 우수한 연구 성과자 정년 평생 보장, 무능력자 퇴출
‘출연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에 관한 정책토론회’ 16일에 열리기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소속 연구원의 정년은 61세다. IMF 외환위기 당시 정년 65세에서 61세로 감축된 후, 출연연 연구원 정년 환원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로 자리 잡았다. 이후 과학기술계 출연연 25곳을 관리ㆍ지원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2012년부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제도’를 도입해 정규직 연구원의 10% 범위 내에서 우수연구원을 선발하고 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기관 18곳에서 255명이 정년연장 기회를 받고 있다. 도입한 후에도 연구성과 중심으로 선발기준을 개선하고, 우수인력 유출 방지하며 사기 진작을 위한 선발 규모도 늘려야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책 관계자들이 모여 이 같은 논의를 하고자 ‘출연연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마련됐다.

▲우수 연구인력의 정년 연장은 곧 국가 과학기술의 경쟁력=출연연이 중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곧 국가과학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려면 꾸준히 정년을 넘겨서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최근 4년간 출연연에서 이직한 연구원의 절반은 대학으로 떠났다. 이유는 신분이 불안정하고 정년이 짧다는 이유에서였다. 세계적인 성과를 낸 출연연 내 연구원을 한 대학이 70세까지의 정년을 보장하며 이직을 권유한 사례도 있었다. 현 출연연에선 전혀 불가능한 제도다. 정순용 한국화학연구원 부원장은 토론회에서 “출연연 혁신안에서 나왔듯 앞으로 10년 이상 중장기연구를 통해 미래 프런티어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우수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노벨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정부원장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30∼40대에 연구 주제를 잡고 20년간 몰입해 연구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출연연도 정년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연연 연구원 ‘개인’도 중요하지만 ‘조직’은 더욱 중요=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지난해 발간한 ‘과학기술인력의 정년에 대한 이슈와 정책방안’에 따르면 “출연연의 정년 연장 추진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반대가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명시돼 있다. 즉, 고령 연구자들이 조직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연구팀 내에서 대응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연구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고령화가 신진 연구자를 비롯해 젊은 연구자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엄미정 STEPI 전력기획실장은 토론회에서 ‘과학기술인력의 정년관련 이슈 및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엄 실장도 연구원 개인은 물론 조직과 국가적 관점도 함께 강조했다. 엄 실장은 “우수연구원 제도는 국가적 관점과 연구생산성 관점에서 검토가 돼야한다”면서 “우수연구원을 뽑으라고 해서 뽑아주는 것이 아닌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은 조직적으로 연구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인 만큼 어떤 사람을 뽑아서 활용할지 제대로 고민하고 선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엄 실장은 “2015년 신진연구자 문제를 다루며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연구비 부족과 시간부족, 행정원 부족 등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나 사실 그 밑에는 진짜 연구할 선임연구원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정년연장은 세대 간 관점의 차이도 큰 만큼 이 부분도 정년연장을 고려할 때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년연장을 포함한 연구 환경의 질적 개선이 필요=박한준 조세재정연구원 팀장은 토론회에서 “산업계 인재와 달리 출연연 인재들의 퍼포먼스 발휘시기가 약 10년 차이가 나는 만큼 우수한 연구인력이 출연연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강조했다. 정년연장 외에도 출연연의 전반적인 연구환경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어 박 팀장은 “우수연구원제도의 경우 정년을 앞두고 선정을 하지만 안정적인 연구환경에서 젊은 연구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미리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상선 한양대 교수는 선진국의 연구 환경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정년은 과학기술인이 연구에 어떻게 몰입하게 하고 퇴직 후 우수연구원을 어떻게 활용할 지와도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 100년이 되는 이화학연구소와 미국과학재단(NSF)은 자율과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도 여기에 주목해 정책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