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친박·친문 제외 인사들 중심 빅텐트 움직임
충청 주자 정운찬, 제3지대서 지분 챙길 수 있을지 관심
조기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제3지대 빅텐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독주와 친박계의 활동 재개 움직임에 여야 정치권은 제3지대로 시선을 돌리는 모양새다.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빅텐트 실현 여부와 독자세력화에 나선 충청 주자 정운찬 전 총리(충남 공주)의 행보도 주목된다.
제3지대론은 ‘친박·친문을 제외한 비패권’, ‘개헌’을 고리로 모두 뭉치자는 내용으로, 지난해 말부터 제시된 연대 시나리오 중 하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제3지대 구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반 전 총장의 낙마로 제3지대는 잊혀지는 분위기였다.
국민의당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총리가 연대하는 ‘스몰텐트’도 예상됐으나 손 의장만 합류하면서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며 제3지대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야권으로 기운 대선판을 뒤집어야한다는 판단과 개헌 등 정치적 목적이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광폭행보로 제3지대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민주당을 제외한 원내 3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대선 개헌’에 합의, 구체적 논의에 들어갔다.
비문·비박 진영의 합류 또는 장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세론을 굳혀가고, 여권에선 친박 인사들의 재결집 움직임이 감지되면서다.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을 내다볼 때 비주류 세력들로선 1차 줄서기가 끝난 주류보단 제3지대에서 활로를 찾는 게 빠를 수도 있다.
당장 김종인 전 대표가 ‘국난극복과 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에 정운찬 전 총리, 정의화 전 국회의장, 남경필 경기자사, 유승민 의원을 초청하면서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회동은 일부 참석자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지만 제3지대 불씨가 아예 꺼지진 않았다는 관측이다.
대선 임박 전 ‘반문재인’ 목표 아래 연대나 후보 단일화, 합종연횡 등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3지대가 정략적 목적이 분명한 만큼 합의에 이르지 못해 세력화가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가에선 정운찬 전 총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동반성장’ 브랜드를 앞세워 독자세력화에 나선 상태다.
시대 화두로 주목받는 동반성장과 경제전문 타이틀을 지닌 만큼 정 전 총리가 제3지대 구성 과정에서 일정 지분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 전 총리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세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들러리’ 역할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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