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ㆍ원자력연 원장 선임 관련 이사회 14일 저녁에 결정돼
같은 날 기관 A, 신임 기관장 모집 공고 내라는 지시 받아
박근혜 정권 말 여파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기관장 선임 절차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서 특구 내 기관장의 공백이 다수 발생하거나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기관장 선임 절차가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대덕특구 출연연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16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의 신임 원장을 선임한다.
원자력연구원과 기계연구원 원장 후보군이 3배수로 압축된 지는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인사검증이 대체로 2∼3주 이내 끝나는 것을 고려하면, 선임절차가 무한정 지연되고 있던 상황이다.
그러던 중 탄핵 인용 직후인 지난 14일 오후 연구회의 임시이사회가 급히 결정됐다.
원자력연구원의 경우, 김종경 원장의 임기가 지난 1월 22일에 끝나 약 두 달 가까이 김 원장의 유임 상태였지만 차기 원장은 선임될 조짐은 전혀 없었다.
같은 날 대덕특구 A 기관도 미래부로부터 신임 기관장 공고를 시작하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고는 다음 주부터 진행될 계획이다.
A 기관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A 기관장 임기가 다음 달에 끝나지만, 최근까지 공고를 내라는 지시가 없어 내부 관계자들은 현 기관장의 연임이나 유임 등을 고려하고 있었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급하게 과학계 기관장 선임에 나서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극단적으로 보면 정권 말기 친박 사람 과학계 곳곳에 심어두기 같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탄핵이 인용되면서 여당의 입지가 좁아지고 정권이 바뀌기 전에 보은인사나 일부 공무원들의 줄세우기 등을 하는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 같이 정권 말 급하게 진행되는 인선은 정권이 바뀌면서 또다시 재인선이 될 가능성이 커 과학기술계의 수심은 더욱 깊다.
대덕특구 한 원로는 “잦은 기관장 변경은 그 기관의 연구 환경 악화, 연구자의 연구 의지 약화 등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과학계 기관장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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