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단일 개헌안 마련 후 조기 대선 때 국민투표 하기로
일각에선 개헌 대 비개헌 구도로 ‘반문연대’ 형성 목적 관측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15일 단일 개헌안을 마련해 대선 때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각 당 간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헌법개정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늦어도 이달 중 개헌안이 마련된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대선 전 개헌’을 주장했지만 5월 초 열릴 대선까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3당 원내대표는 ‘대선 동시 투표’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또 권력구조를 놓고 6년 단임 대통령제와 4년 중임 대통령제로 의견이 갈렸으나 의견 조율 과정에서 4년 중임 대통령제로 공감을 이뤘다고 전해졌다.
3당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단일 헌법개정안 초안 마련 후 다음주 초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선 개헌’엔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개헌파 의원들도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알려져 개헌 추진 절차가 빠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 개헌파 의원들은 구체적인 단일안 내용이나 ‘대선 동시 투표’ 등에 완전히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개헌 시기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진행’이 공식 입장인데, 이는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과 같다.
이 때문에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이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연대’ 구성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야권으로 기운 판을 흔드는 동시에 개헌 단일대오를 형성, 대선판을 ‘개헌 대 반개헌’ 프레임으로 짜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개헌 대 반개헌’ 프레임이 실현될 경우 대선 주자가 난립한 중도·보수진영이 개헌을 명분으로 뭉치는 한편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민주당 비문계 의원들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고, 민주당을 탈당해 새판짜기를 모색 중인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의 연대 또한 탄력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는 3당의 ‘대선 개헌’ 합의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 1당을 빼고 자기들끼리 개헌한다고 모이면 개헌이 되겠느냐”며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이고,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헌법은 국민의 것으로 개헌은 국민 참여 속에서 의견이 폭넓게 수렴돼 결정해야 한다”며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들은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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