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가스중독 사고, 주의 기울이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최근 캠핑장에서 난방기구를 부주의하게 사용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경찰 및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봄철을 맞아 캠핑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한수면의 한 캠핑장에서 야영하던 A씨(48) 등 일가족 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이 사고로 A씨 부부와 A씨의 딸 2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인천에서 야외 캠핑을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트 주변에서는 타다 남은 조개탄과 난로가 발견됐다.
다행히 잠에서 깬 A씨가 재빨리 119구급대에 신고해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풀렸다고 하지만, 밤이 되면 일교차 때문에 춥다”면서 “텐트 인근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난방기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텐트 내부나 주변에 난방기기를 켜놓고 잠들었다가 목숨까지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강원도 춘천의 한 야산에서 B씨가 고등학교 후배와 함께 텐트를 치고 야영하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B씨는 텐트 내부에서 조개탄을 피워놓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지난해 6월에는 전북 덕유산 야영장 텐트 안에서 갈탄으로 난방하던 가족 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밀폐된 공간인 텐트 내부나 인근에서 장시간 가스난로나 조개탄 화로와 같은 기구를 사용하면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인체의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액소)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의 순환을 방해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가스중독 사고 대부분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사람들이 잠이 들면 무색·무취인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더라도 쉽게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캠핑장에서 잠을 잘 때는 질식사나 화재 원인이 되는 가스난로나 화로와 같은 화기를 내부나 인근에서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텐트는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취사나 난방을 위해 불을 사용할 때는 텐트와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가스사고는 총 610건 발생, 78명이 사망하고 778명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사용자의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무려 33%(202건)에 달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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