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원하는 문화ㆍ편의시설은 여전히 부족
세종시 신도심(행복도시) 편의시설이 출범 당시보다 큰 폭 늘었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하다.
전체 생활편의시설 중 음식점과 부동산이 4분의 1을 차지하면서, 일상생활과 밀접한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14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행복도시 내 편의시설은 5692개로 2013년 말 기준 609개보다 5083개 증가했다. 지역 내 생활편의시설이 4년여 만에 9배 증가 규모다.
세종시 출범 당시 쇼핑, 문화, 교육 등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대전과 청주 등 원정을 떠난 주민들에게 가뭄에 단비나 다름없다.
행복청이 지난 2013년부터 지역내 생활편의시설을 조사한 현황을 보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말 음식점은 136개에서 2016년 말 현재 897개로 761개 증가했다. 학원은 35→ 317개, 이미용 9→130개, 병의원 17→127개, 약국 8→43개 등으로 도시 개발과 인구증가로 생활편의시설도 느는 추세다.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 답게 공인중개업소는 2015년 말 479개→536개로 57개 증가했다. 1~2단계 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는 800여개까지 치솟았다.
생활권 별로는 도시 개발이 가장 먼저 진행된 1생활권 3970개(69%)이 가장 많은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고, 2생활권 1321개(23.3%), 3생활권 401개(7%) 등 순이다.
생활권 개발에 따라 세무사, 건설사, 법무사 등 일반사무실 등도 늘면서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생활편의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15년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종촌동에 CGV 영화관이 입점했지만, 시민들의 문화생활에는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백화점 입점은 아직 기본적인 초안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경우 A/S센터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애플 수리센터'도 없어 일부러 대전을 찾아가 서비스를 받고 있다. LG 휴대폰의 경우 서비스 센터가 있지만, 부품이 많지 않아 수리까지 하루 이상 거리는 경우도 있다.
주유소도 많지 않아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신도시 내 주유소는 7곳으로 주유소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세종지역 내 주민편의시설 입점이 가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낮다.
보람동에 거주하는 정 모씨는 “3개월 전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사를 와 거주하고 있는데, 편의시설 등에서 불편함이 크다”며 “도시가 개발단계에 있어 부족할 수 있지만, 정주여건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시설이 하루빨리 들어서야 할 것 같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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