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로 한밭대 교수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다. 판결문의 요지는 박 전 대통령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하였으며, 헌법수호의 의지가 없어, 결과적으로 탄핵으로 인한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이었다. 이번 탄핵판결로 대통령의 역할과 의무, 행동양식에 대한 지침이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탄핵의 과정에서 광장의 민심이 표출되는 모습도 민주적이었지만 주권자로서의 국민의 역할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이제 국민의 욕구실현을 위한 다양한 폭발적 목소리가 사회 각 분야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또 대의민주제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라서 광장시위, 국민발안, 국민소환 등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욕구 분출로 새로운 정치문화가 형성될 전망이다.
탄핵으로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탄핵의 촛불민심과 행보를 같이했던 야당 대선 주자들이 앞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과거의 여당 주자들은 가시권내에 들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역대 대통령들은 정당의 지지도와 무관하게 대선후보의 인물위주로 성패가 갈렸다. 이번선거 역시 인물론이 우세할지 지켜볼 일이다. 현재로선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 기존의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나, 초대형 변수를 중심으로 한 합종연횡으로 새로운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현재의 5당 체계가 지속될 공산이 커서 대선후보의 합종연횡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면 초대형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무었일까? 정권교체, 개헌, 적폐청산, 공정사회, 국민대통합, 대연정 등이 있다. 구글트랜드에 의한 추이분석 결과 지난 1년동안 꾸준한 1위 검색어는 개헌이며, 적폐청산, 국민대통합이 뒤를 이었다. 정권교체는 한때 높았으나 탄핵이후 낮아졌고 대연정은 최근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최근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개헌특위에서 어느정도 분권형 개헌의 줄기가 잡혔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책임총리와 내각에 나누고,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자치와 국민주권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후보의 독주 속에 보수, 진보를 떠나 개헌과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예비후보나 정당 지도자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감지된다.
어찌 보면 대선은 이제 시작이다. 국민은 누가 더 행복하고 민주적인 나라로 이끌 수 있을지 선거 직전까지도 방심하지 않고 평가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인기위주의 선택은 선거일에만 즐겁고 정책과 인물의 됨됨이로 선택하면 임기 내내 행복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병로 한밭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