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사태 파악 부족…예산 문제도 걸려
“문화재 보수 사업은 시에서 담당해야”
<속보>=대전시 기념물(제10호)로 지정된 보문산성이 지난해부터 ‘배불림’현상으로 붕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 관리를 위임받은 자치구 담당자의 수동적 업무 태도로 복구가 지체됐다는 지적이다. <중도일보 12일 자 8면 보도>
자치구 문화재 담당자의 전문성과 문화재에 대한 인식 결여, 열악한 재정사항 등을 이유로 대전시가 문화재 보수사업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3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최근 보문산성 성벽 9곳에서 성벽을 이룬 돌이 튀어나오는 ‘배불림’ 현상이 발견됐으며 올해 2차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 보수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가 발생된 성벽 부근은 현재 출입 금지 시설물을 설치한 상태로 적어도 올해 가을까지는 성벽 인근의 통행이 불가하다.
지난해 9월 문제를 발견했는데도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는 자치구 문화재 담당자의 전문성 결여와 인식 차이가 크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에선 예산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시는 5개 자치구에 보수가 필요한 문화재에 대한 보수계획을 세우라고 했지만, 중구 문화재 담당자는 보문산성 보수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문화재 담당자는 “보수계획을 세우려면 견적을 내야 하는데 문화재 수리의 경우 전문 업체를 통해야 해서 업체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 당시 곧 겨울이 와서 그 기간동안에는 성벽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시 문화재종무과에는 문화재 관련 전공자인 학예사가 근무하지만 자치구에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여러 업무를 맡으면서 문화재 훼손과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조차 원활하지 못한 상황을 낳기도 한다.
때문에 일반적인 청소 관리가 아닌 전문보수의 경우 대전시가 사업비 부담부터 계획 수립까지 전적으로 도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전구청장협의회에서 시 지정 문화재 보수사업비 매칭비율 조정이 건의사항으로 올라 보수사업비 전액 시비 부담을 건의하기도 했다.
대전은 현재 시와 자치구가 7대 3의 비율로 보수사업비를 편성하는 데 반해 서울과 인천은 전액 시가 부담하고 있다. 부산과 대구, 광주는 8.5대 1.5 비율로 부담한다.
중구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일반 공무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전문 지식이 있는 시에서 보수관리는 하는 게 보존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