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헌법수호 의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 대통령 등 여러 기록을 세운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351일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선고에서 “법 위배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사실을 은폐한 것은 대의민주제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파면 사유를 설명했다.
또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 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재는 국회가 제기한 나머지 탄핵 사유인 세월호 참사 책임, 언론 자유 침해, 공무원 임면권 남용 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선고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보다 짧았다.
이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는데 21분이 걸린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선고 당시 윤영철 당시 헌재 소장이 선고를 끝내기까지 25분이 걸렸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은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가 13가지에 달해 노 전 대통령 때의 3가지보다 훨씬 복잡했다.
때문에 이번 결정문은 노 전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문보다 길었지만 이 권한대행이 읽은 선고 유지는 더 압축적이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결정 이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겨야하지만 사저 시설 정비 등을 이유로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고 있다.
여야 정치권과 국회, 사법계, 종교계, 재계 등 각계 인사들은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을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다”며 “이제는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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