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 SBAS, 3m 이내 위치정보 전 국토 제공할 예정
더 정확한 GPS 정보로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 기대돼
지도를 펼치고 길을 찾으며, 초행길을 헤매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지도를 대체했다. 위성이 보내는 신호로 위치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전 지구적 위성항법시스템(GPSㆍGlobal Positioning System) 때문이다. 현재 GPS 기술은 최대 37m의 오차를 지닌다. 그럼에도 항공기와 선박 분야 등에선 이보다 정밀한 위치오차를 필요로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오차를 줄이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인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를 개발 중이다. SBAS를 이용해 오차를 3m 이내로 좁히고 정지궤도위성으로 GPS 정보를 대한민국 하늘과 바다 등 전 국토에 제공해 이용자의 위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게 항우연의 목표다. SBAS는 앞으로 교통수단의 효율적인 운행관리, 정보통신, 물류, 응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미래의 생활혁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란?=GPS 신호 오차를 보정해 정지궤도 위성을 통해 전 국토에 3m 이내로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위성기반 위치 보정 항법 시스템’이다. 어떤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면 위치 측정 도구가 필요하다. 이 같은 용도로 GPS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나 전리층과 대기층에 의한 전파 신호의 지연요인으로 17∼37m까지 위치오차가 생겨 정확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항공분야에 쓰이기엔 한계가 있다. 또 GPS 이용할 때 중요한 것은 그 정보가 신뢰할만한지 여부다. SBAS는 항법결과가 어떤 단계에서 사용되지 말아야 할지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경고도 제공한다. 약 18년에 한 번 정도 오류가 날 정도의 신뢰성은 물론 오류가 발생해도 6∼10초 내 스스로 검증하고 상태 정보를 제공한다. SBAS는 국토교통부 주관 연구개발 사업으로 지난 2014년 10월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오는 2020년 공개서비스에 이어 2022년 항공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WAAS)ㆍ유럽(EGNOS)ㆍ일본(MSAS)이 운영 중이며, 인도(GAGAN)도 조만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해 외국의 위성항법시스템에 의존치 않고 독자 운영이 가능한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된다.
▲ SBAS 기본 개념도. |
▲더 정확하고, 정밀하게 안전한 ‘하늘길’을 연다=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승객들이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공항과 공역은 날로 혼잡해지고 있다. 공항건설과 공역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지상을 기반으로 하는 현행 항법 시설의 성능상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운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늘길을 안전하게 구축하고 더 정확한 위치정보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SBAS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착륙 비행절차 기준인 APV-I급 수준인 수평 16m, 수직 20m, 결심고도 75m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갖추는 SBAS 개발하는 것이다. 또 수직 6m, 결심고도 60m로 APV-I급 보다도 수직정확도가 더 향상된 CAT-Ⅰ수준의 시스템 개발에 대비한 시험운영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항공분야에서 요구하는 무결성 기준을 충족한 APV-I급 수준의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을 이용하는 일반사용자들도 위치정보기준 오차범위 1m 이내의 신뢰도 높은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APV-I급 기준을 충족한 SBAS는 현재 GPS보다 10배 더 정확한 위치 정보를 공공인프라를 통해 제공할 수 있을 예정이다.
*‘APV(approach procedure with vertical guidance)’와 ‘CAT(category)’는 항공기가 일정한 각도로 착륙할 수 있는 착륙 비행절차 수준을 말한다.
*결심고도는 착륙을 시도하던 조종사가 육안으로 활주로나 주변 시각 참조물을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 착륙을 단념하고 재차 상승을 시도해야 하는 고도로, 정밀접근 항행장비가 우수한 공항일수록 결심고도는 낮아져 지상에 최대한 접근할 수 있다.
▲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SBAS는 항공기 착륙시 정밀접근에 근접한 APV-I 수준의 신뢰성을 갖추며, CAT-I 수준의 시스템 개발에 대비한 시험운영 기술도 개발한다. |
▲SBAS 개발 어디까지 왔나?=SBAS 개발은 크게 시스템 개발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기술, 지상시스템 개발 기술, 시스템 검증 기술, 운영ㆍ유지보수 기술, 시스템 인증 및 품질 보증 기술 분야로 나눠 수행된다. 이 중 지상시스템 개발 기술은 중앙처리국, 통합운영국, 위성통신국, 기준국 구축과, 보정 정보와 무결성 정보 생성 알고리즘 등과 같은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정밀한 SBAS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정된 영역 내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인 ‘가용성’, 의도된 기간에 중단 없이 기능을 수행하는 ‘연속성’, 정보의 ‘정확성’, 이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 ‘무결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2014년부터 올해 2월까지 ‘시스템 설계’가 완료된 상태다. 이어 이번 달부터 2019년 12일까지 ‘시스템 상세설계 및 제작ㆍ설치’를 진행한 후,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시스템 통합ㆍ검증 및 운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SBAS, ‘생활혁명’을 이끈다= 우선 ‘위치기반서비스(LBSㆍLocation-Based Service)’에 활용될 수 있다. 기압과 관성, 자기센서 등의 통합으로 실내외에서 위치성능이 크게 높아져 위치기반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유럽 대부분의 스마트기기는 GPS뿐만 아니라 SBAS 신호를 수신하고 처리할 수 있어 위성항법의 위치정확도가 SBAS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도로 및 교통’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위성항법은 차량용 내비게이션, 차량군 제어, 도로교통 현황 정보 제공, 정밀 측위정보에 기초한 차량충돌방지, 차선제어, 위험물 운반차량 등 추적, 고속도로 통행료 및 주차료 징수 등에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해양’분야에선 혼잡한 항만과 해양플랜트 공사 등에서 정밀 측위를 측정할 수 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위치로 항만 작업을 간소화하고 안정성을 높여 해상 환경을 보호 할 수도 있다. 또 토지측량과 해양측량을 아우르는 ‘측량’분야, 물류ㆍITㆍ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성이 큰 ‘드론(무인비행장치)’분야, 경찰ㆍ소방차ㆍ구급 헬기 등 체계적인 ‘응급구조’분야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연 SBAS사업단 총괄체계관리팀장은 “SBAS가 제공하는 위치정보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상업용 드론, 고기능 스마트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단순 길 찾기 중심의 위치기반서비스가 노약자 보호, 미아 찾기, 통행료 부과 등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어 모든 국민이 SBAS의 편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활용분야)
*이 취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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