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불가피 국론분열에 따른 후폭풍 우려
정치권 “헌재판결 승복, 질서있는 수습 ” 강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최종선고 뒤 국론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용, 기각, 각하 등 헌재의 3가지 ‘선택지’ 중 어떤 결론이 도출되더라도 극심한 혼란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탄핵안이 헌재로 넘어오고서 92일 동안 변론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민심이 두 동강 난 것이 이같은 우려를 반증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헌재 선고에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의 재판관이 탄핵에 찬성하면 인용으로 결정된다.
반대로 재판관 8명 중 3명 이상이 반대의견을 낼 때 기각된다. 재판관들이 소송요건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부적법하다고 판단, 심리 자체를 하지 않으면 각하가 결정된다. 촛불민심은 인용을,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은 기각 또는 각하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헌재가 어떤 선택을 해도 당분간 국론 분열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리서치플러스가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의뢰를 받아 지난 3~4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헌재 결정이 본인 생각과 다를 경우 ‘수용 못하겠다’는 응답이 53.9%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절대 수용 못 할 것’이 34%로 헌재 판단 이후 정국불안을 키우고 있다. ‘수용하겠다’는 입장은 39.7%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이처럼 탄핵 불복의 가능성은 반으로 갈라진 민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집회에 참여 “오만한 법관들에게 ‘예. 무조건 승복합니다’ 이렇게 말해야만 선량한 국민이란 말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탄핵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언론과 만나 “민주노총은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되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했다”며 “국민적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와 민심을 거역한 데 대한 단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지난해 10월 말부터 수개월간 이어져 온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따른 국력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판결 승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 부정할 경우 민주주의 근간인 법치주의 부정을 의미하는 것일뿐더러 엄청난 국론분열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9일 국회 비상의원총회에서 ”정치권과 모든 국민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내일부터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정책회의에서 “탄핵 이후 질서있는 수습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대통령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헌재 선고 이후 국가가 탄핵 찬성과 반대로 갈가리 찢겨 대선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갈라져선 안 된다”고 국론통합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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