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아, 말러가 제시하는 대전시향의 공연이 펼쳐진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3 시즌 베스트 프로그램으로 ‘말러 -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을 노래하다’ 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는 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 저드의 지휘 아래,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와 고양시립합창단, 전주시립합창단, 청주시립합창단, 극동방송어린이합창단으로 이루어진 120명에 달하는 대규모 편성이 말러 교향곡 중에 가장 길고 방대한 주제로 ‘교향곡 제3번’을 전하는 시즌 베스트 프로그램이다.
연주자들에게 강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말러 교향곡 제3번’을 대전시향이 준비한 것은 작년 하반기에 제7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제임스 저드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말러는 연주자들이 고뇌하도록 하는 작곡가이며, 이 곡을 통해 대전시향이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의견에 따라 12년 만에 연주한다.
상식을 초월한 대규모 관현악 편성에서 표출되는 말러 특유의 교향시적 음악이 펼쳐진다.
말러 교향곡 3번은 말러의 9개 교향곡 가운데서도 가장 길이가 긴 곡이다.
4악장으로 구성되는 일반 교향곡과 달리 6개 악장으로 이뤄졌고 연주시간만 100여분에 이른다.
특히 5악장은 말러 자신의 가곡 ‘어린이의 신기한 뿔피리’에서 가져온 가사가 입혀져 소년 합창, 여성 합창, 알토 독창이 관현악과 한데 어우러진다.
4악장에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구절을 가사로 인용했다.
지금도 말러는 대중성을 가졌지만 동시에 가장 마니아적인 작곡가이고, 이 가운데 ‘교향곡 제3번’은 말러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도전 의식을 불태우는 곡이다.
100분 동안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말러가 지상의 음악으로 노래한 천상의 세계를 치열하게 표현하고, 관객들은 그 압도적인 감성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긴 호흡의 경기와도 같다.
말러의 교향곡은 일반적인 형식의 틀을 깬다.
1악장만 30분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미 일반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어디까지가 제시부이고 어디까지가 발전부인지 명확하지 않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에는 도무지 맞지 않다. 그래서 그의 곡을 들을 때는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음악에 담긴 세계를 듣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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