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폐지·축소 현실화되면서 진퇴양난
특검의 수사로 당초 선정가능성이 있던 대학 대신 후순위였던 이화여대가 대학재정지원사업 대상 대학으로 선정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그동안 대학간 줄세우기, 평가위주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피로감을 호소했던 대학가는 단군이래 최대 재정지원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마저 청와대 입김에 좌우됐다는 점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여기에 유력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재정지원사업을 주도했던 교육부 폐지ㆍ축소론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어떤식으로든 대학재정지원사업이 개선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교육부가 지난해 프라임사업 지원 대학을 선정하면서 후순위였던 이화여대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업 공고 계획에 따르면 상명대 본교(서울캠퍼스)가 선정돼야 했지만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지시로 탈락했다는 것이다.
당시 상명대는 본교 대신 분교(천안캠퍼스)가 프라임사업에 선정됐다.
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는 21개 대학을 선정해 연간 2000억원씩 3년간 6000억원을 지원하는 프라임사업은 대학가에 공학계열로의 학과개편과 정원 감축을 요구, 재정이 열악한 대학들에게 재원을 미끼로 한 구조조정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여기에 충청권에서는 대형에 순천향대, 소형에 건양대, 상명대(천안) 등 세 개 대학만이 선정되고 대전권 대학들은 전패하는 등 지역차별 논란도 일었었다.
대학당 평균 150억원이 지원되는 코어사업(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도 충청권에서는 충남대와 충북대 등 국립대 두곳만이 선정되기도 했다.
이대사태를 계기로 대학가는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이 어떤식으로든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여기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육부를 대폭 축소해 대학 정책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교육부를 해체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자고 주장하는 등 교육부 개편을 주장하고 있어 교육부 폐지ㆍ축소론과 맞물린 사업 개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역대 관계자는 “대학마다 사활을 건 사업 준비가 결국 청와대 입김에 의해 당락이 바뀌었다는 것은 맥이 빠지는 일”이라며 “정부 개편논의와 함께 정책 전반에 대한 개선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