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혜진은 그날의 감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저 판소리가 좋아서 판소리를 연구하고 그 언저리를 맴돈 저자가 30여년만에 ‘동초제 고향임 창본 춘향가’(주해)를 펴냈다.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명창의 호를 따서 만들었으며 ‘김연수제’ 혹은 ‘김연수 바디’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문화재 고향임 명창은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22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동초제 맥을 잇는 가장 정통적인 소리이며, 나아가 보여주는 판소리인 너름새를 가장 잘 구사하는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숙명여대에서 전통공연예술과 고전문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목원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 최혜진은 뼛속까지 대전 사람이기에 대전의 판소리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전의 명창이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곧바로 윤초 고향임 명창을 찾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문하생으로 들어가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을 정도로 억척이다. 판소리의 건강한 생명력을 되살리기 위해 몸으로 배우고, 판을 벌이는 것이 시대의 과제로 여기고 있다.
현재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판소리 유파의 전승 연구’, ‘장끼전의 작품세계’, ‘판소리사의 재인식’ 등 100여편의 논문과 저서를 펴냈다.
이 책은 고향임 명창의 ‘춘향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동초제 전승 계보의 특징, 고향임 명창의 예술 세계를 다루었으며, ‘춘향가’의 사설과 주석을 모두 실었다. 특히 책 말미에는 고향임 명창이 즐겨 부르는 단가 ‘사철가’와 ‘충효가’사설도 덧붙여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였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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