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내용 사전 준비…시책 홍보 ‘눈살’
대전시가 5개 자치구를 돌며 실시하는 경청토론회가 사전에 준비된 정책과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경청토론회 이름에 걸맞게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늘리고 즉석에서 자유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5일 대전시에 따르면 자치구별 특성과 주민의 바람을 반영해 현안사업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동구를 시작으로 이달 28일까지 경청토론회를 진행한다.
시는 2015년까지 진행하던 자치구 합동간담회를 폐지하고 구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경청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치구 합동간담회를 단순히 자치구별로 나누기만 한 것이라면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토론회란 이름은 어울리지 않다고 비판했다.
사전에 5개 자치구별로 주요 현안 과제와 건의사항을 시에 전달하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있는데 굳이 그 내용을 토론회란 형식을 빌려 주민 앞에서 설명하는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 한 인사는 “행사 전에 다 건의해 놓고 경청토론회에 시민을 불러 그것을 설명하는 식이라면 공무원끼리 회의를 하는 게 낫다”며 “경청토론회라고 하면 현장에서 시민 의견을 듣고 그에 대한 답을 주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행사 시작 전 시청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시 역점시책 설명, 자료집을 통한 민간조성 특례제도 홍보 등도 경청토론회에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용운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동구 경청토론회에선 ‘용수골~남간정사 도로 개설’, ‘마산동~사성동 간 연륙교 및 도로 개설’, ‘대전시 사회복지컨벤션센터 건립’ 등이 토론과제로 올라 구와 시가 순서대로 준비한 자료를 설명해 나갔다. 시민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있었지만 앞서 나온 토론주제에 한정된 수준이었으며 시간도 넉넉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 관계자는 “구의 의견을 듣고 구 현안 사업을 시에 건의하는 자리”라며 “그 과정에서 주민의 이야기도 반영한다는 뜻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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