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수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장. |
원청업체 부도로 하도급 줄도산... 직원들 퇴직금도 못 줬을 정도
재기할 수 있었던 힘은 신뢰와 인정(人情)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에도 가장 중요한 건 신뢰와 인정(人情)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의 기억을 묻자마자, 정인수(60ㆍ사진)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1984년 대전에서 대우조경을 창업한 정 회장은 외환위기 전까지 조경식재업(전문건설) 분야에서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사전 감지도 없었고, 뭔지도 몰랐던 외환위기가 갑자기 닥쳐왔다.
공원에 조성하는 놀이터 조경사업이 한창 번창할 때 대우조경은 당시 덕유산컨트리클럽을 조성하던 쌍방울건설로부터 어린이유격장 조경 등의 17억원 상당의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공사비용은 5개월짜리 어음으로 받았다.
문제는 쌍방울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시작됐다. 어음을 반납하고 골프장 회원권으로 1억 2500만원 짜리 10개를 받았다. 그러나 시세는 곧바로 개당 3500만원으로 급감했다. 결국, 직원들에게 퇴직금도 못 주고 떠나보냈다.
하지만, 2년만에 퇴직금을 모두 갚을 정도로 재기에 성공했다.
신뢰와 인정 덕분이란다.
정 회장은 “남들은 보증 때문에 망했다고 하지만, 저는 보증 덕분에 살아났다. 평소에 신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부들은 물론 관(官)까지 서로 합심해서 헌신하면서 재기를 도와줬다”며 “지금은 이런 분위기가 없지만, 당시엔 내 마음과 같이 일해주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저성장 시대, 신용과 기술력이 생명인 만큼, 신뢰와 인정을 바탕으로 한 위기돌파 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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