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주유소협회 2월 현재 263개소 운영중
세금과 인건비 등 충당 못하는 영업점 수두룩
주유소 부지엔 드라이브 스루 커피숍 오픈
주유소가 사라지고 있다.
대전에서만 지난 한 달간(2월19일 기준) 8곳이 휴업하거나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현재 263곳이 운영 중이다. 대전시주유소협회(회장 황태진)에 따르면 동구 1곳, 중구 3곳, 서구 1곳, 유성구 1곳이 휴업했고, 동구와 대덕구는 각각 1곳이 간판을 내렸다.
갈수록 증가하는 주유소 폐휴점은 대전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서 우후죽순 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는 2010년 12월 1만3004개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세다. 작년 11월 말 1만2018개 수준인 것을 보면 7년 사이 1000개 영업소가 문을 닫았다는 결과다.
사라지는 주유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가격경쟁으로 인한 수익감소’다.
실제 중구 오류동의 한 주유소에는 패스트 푸드점 개업, 탄방동 서부농협 본점 앞 주유소 부지에는 도시형 주택 공사가 한창이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요동치는 휘발유 가격으로 영업지점마다 출혈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고, 끝내 수익과 이윤을 내지 못해 문을 닫는 수순이다.
결국 주유소 간 거리제한 규제가 철폐되면서 한때 급격하게 늘어났던 주유소는 과당경쟁의 피해자로 전락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의 수요가 늘어나면 기존 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시설로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황태진 대전시주유소협회장은 “불경기다. 정유소와 주유소간의 매입과 매출간의 간극이 너무 크다보니 영업점은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주유소 영업점의 마진이 몇 년 사이 반토막났다. 인건비, 세금 모두를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꽤 크기 때문에 폐업이나 휴업하는 업소가 점차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반대로 주유소는 마진을 얻기 어려운 안타까운 주유 업계의 현주소다.
대전의 경우 2014년 76곳, 2015년 81곳, 2016년 86곳이 사라졌다. 물론 신규 오픈하는 영업점도 있지만, 감소폭이 크다보니 총 영업점 수에는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사라진 주유소 부지에는 최근 드라이브 스루를 갖춘 패스트푸드나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들어서는 추세다.
주유소는 지리적 요건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구유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활용한 착안이다. 또 주유를 마치고 도로로 나가기 쉬운 구조도 드라이브 스루 영업점으로 이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사라진 주유소 자리에 드라이브 스루 커피숍이나 푸드점이 입점한다는 점은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황태진 회장은 “ 셀프 주유소의 등장은 영업점의 자구책이다. 앞으로도 마진 없이는 인력을 쓸 수 없기 때진문에 폐업 혹은 셀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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