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심상정 반박, 설전 벌여
국정농단 수사를 위한 특검연장이 불발된 가운데 야권이 이에 대한 책임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특검연장법에 대한 공조를 추진하면서도 일차적으로 연장이 무산된 데 따른 책임소재를 놓고서는 정면충돌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민의당 박지원, 바른정당 정병국,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4당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새 특검법 직권상정과 황 대행 탄핵 공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우리는 이런 사태를 처음부터 예상했기에 ‘선(先)총리 후(後)탄핵’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탄핵이 어렵다고 하고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이것을 거부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며 “거부하신 분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심 대표는 “저는 견해가 다른데 선총리 제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피하기 위한 타협안”이라며 “(촛불집회에) 모인 200만명의 국민의 뜻은 단호히 어떤 타협 없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뜻을 야당이 수용한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오히려 불가피하게 황 권한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때 철저히 견제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황 권한대행의 국정농단 의도를 좌절시켜야 했다”며 “정의당은 특검법을 발의할 때도 특검 수사대상이 대통령이기 때문에 특검 연장 승인권한을 대통령에게 주어선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심 대표와 같은 견해로 당시 대통령은 총리에 대해 어떠한 권한을 이양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총리에 대해 서로 정치권 잿밥 놀음을 했다면 탄핵 국면까지 끌고 갈 수 없었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은 당론으로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선총리 후탄핵’을 다 물리치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퇴진 불응 때 탄핵을 총의로 모은 바 있다”며 “탄핵 국면을 주도하며 그런 총의를 모으는 것은 의원 각자의 판단이고, 특정 대선주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와 추 대표의 협공에 직면한 박 대표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남 탓이 아니며 자기 탓이다. 국민의당과 제가 선총리 대안을 제시했고 최순실·우병우 사단을 인적청산하고 탄핵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며 “비박의원들이 탄핵에 앞장섰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지키면서 질서있는 퇴진과 박 대통령의 탄핵은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그렇지만, 당시 모 대통령 후보는 혁명적 상황의 청소 운운하면서 이것을 거절했기 때문에 오늘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라고 거듭 문 전 대표 책임론을 부각한 뒤 “중립적 내각, 거국내각이 됐다면 탄핵이 안 됐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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