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정진석 등 중진들 탄핵 결정 후 본격적 움직임 일 듯
충청 여권 의원들의 19대 대선 맞이가 ‘대한 한파’ 보다 더 춥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 후 충청 여권 의원 14명이 여전히 ‘방황’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현재 나와 있는 대선 후보들의 흥행몰이가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제 전 의원, 안상수 의원, 원유철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으나 언론의 조명에서 빗겨난 ‘2부 리그’에서 뛰는 모양새다.
충청 잠룡으로 꼽히던 이완구 전 총리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청주 상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공주 부여 청양)가 그나마 중량급 주자로 꼽히나 시기 미도래 등의 이유로 입을 닫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텃밭인 충청의 민심을 잃어 재기를 위해 절치 부심 중이다. 대법원 최종 판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측근 그룹으로부터 출마 선언을 권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핵심으로 알려진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보령 서천) 의원이 길을 터주고 실타래 같이 꼬인 ‘성완종 방정식’을 푸는 것이 선결 과제로 알려졌다.
여권 주자 중 가장 먼저 대선 캠프(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차렸던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을 맡으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 결정에 대한 얘기를 꺼내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권에선 정 원내대표의 몸 풀기로 보는 시각이 적잖게 제기된다. 정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 중심의 충청대망론이 제기될 당시 ‘벌떼 출격론’을 주장, 충청 잠룡 4~5명이 페이스 메이커로 같이 뛰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었다.
정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 언급은 탄핵 결정 이전에 ‘하야’의 완곡한 표현이나 청와대 측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머쓱해졌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지지를 이끌었던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진 것에 비해 정우택 원내대표의 정치적 공간은 꽤 넓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수석 원내 대변인으로 임명한 정용기(대전 대덕), 이은권(대전 중구), 이명수(아산갑), 박찬우(천안갑), 성일종(서산 태안), 권석창(제천 단양) 의원이 정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의 낙마까지는 ‘반기문 대망론’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그룹이다.
정 원내대표는 수석 원내 부대표를 맡은 김성동 의원을 비롯해 10여 명의 원내 부대표가 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이들과 함께 향후 진로 모색이 점쳐진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김종필 전 총재(JP)가 정 원내대표에게 ‘지금 당은 당신밖에 없다. 당을 잘 재건시켜라, 당을 복원시킬 사람이 없다’는 말로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지난 주말부터 꺾이면서 여권에서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충청 잠룡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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