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정치적인 갈등지수가 커지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후보들은 황교한 대통령권한대행을 빼고는 뚜렷한 지지율의 반등을 기록한은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이후에 보수권의 표심이 방황하면서 보수표심을 견인할 수 있는 후보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은 탄핵의 결과가 후보 간의 합종연횡을 가속화하여 보수진영도 재편될 것이다.
이번의 탄핵 사태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는 남남갈등은 구조적으로 우리사회가 이념적인 굴레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종국에는 보수 대 진보의 5 대 5 프레임으로 갈 것이란 예상을 하게 된다. 물론, 제3지대의 ‘빅 텐트론’이 아직도 살아있지만, 중간지대의 표의 견고성이 얼마나 강할지 이 번 대선에서도 큰 시험대가 될 것이다. 복잡한 셈법으로 헌법개정에 대한 총의가 쉽게 모이지 않고 또 대선전에는 개헌이 어렵다는 정파적인 발언들만 난무하다보면 합의된 제3의 후보가 출현하여 무엇으로 연대를 구축할지도 미지수다.
종국에는 대한민국의 건국정신과 헌법이념을 중시하고 한미동맹의 견고성을 믿고 있는 보수진영과, 이 번 역사교과서논쟁에서도 보았듯이, 한국 근현대사의 해석을 둘러싸고 민중주의적인 접근을 하는 진보진영 및 일부 친북세력들 간의 보이지 않는 이념대결의 물결이 커지면서, 대선이 가까이 올수록 합리적인 정책대결, 실용적인 접근법이 잘 먹히지 않는 구도로 갈 개연성이 매우 큰 것이다.
지금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드배치문제, 개성공단문제 등에서 해법을 달리하는 정파 간의 국가관, 역사관, 이념관은 이번 2017년 대선에서도 표면 하에서 보이지 않는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 토대위에서 고질적인 소지역주의, 세대 간의 갈등구조 등을 내세워 정책과 합리성을 뒤로 하고 갈등과 대결의 언어가 더 국민들의 표를 얻는 데에 매력적인 선거구도로 갈 것이다. 당리당략과 사적인 이득보다 국가의 이득이 더 중요하다는 바른 정치인들이라면 정신들을 차리고 과거의 잘못된 프레임을 재현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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