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 |
시즌 성적, 부상 선수 회복 여부가 가장 중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75)은 벼랑 끝에서도 결연했다.
수년간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는 2015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한화는 김 감독이 팀을 바꾸고 ‘가을 야구’진출의 꿈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 2년간 ‘가을 야구’진출에 실패했다. 오히려 선수 혹사와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김 감독은 야구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도 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을 지키고 있다. 자신과 팀이 살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팀내 상황은 2년 전과 완전히 바뀌었다. 2년 전 팀 운영 전권을 김 감독에게 부여했던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현장 출신 박종훈 단장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프런트야구’를 선언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을 올 시즌 가을 잔치에 올려 놓아야 팀이나 본인이 살 수 있는 때문이다.
김 감독은 “캠프가 이전보다 늦게 시작돼 실전 위주 훈련 비중을 높였다”면서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왔지만, 개인과 팀 훈련은 차이가 있다. 선수들의 좀 더 창의력을 갖고 훈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훈련량이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캠프 중반까지 김 감독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코치들이 훈련 계획을 세우고 감독에게 보고하는 방식이다.
김 감독은 “(캠프를 떠나기 전에) 내가 약속을 했다.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맡기고 옆에서 보고 있겠다고 했다”면서 “선수와 코치한테 캠프 출발 전에 말했다. ‘너희 하나하나 힘이 필요하다’며 하나로 뭉치자고 이야기했다. 이는 감독와서 처음 한 이야기다. 그래야, 야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실전을 하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싸우는 방법을 찾길 바랬다”면서 일부는 잘못된 버릇과 습관들을 끝끝내 못 고치더라. 사실 내가 몇 번씩 나서려고 했다.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습경기에서) 번트를 하니까 다 실패하더라. 이전 같으면 1천 개 연습이다”면서 “본인이 연습을 안 하더라. 뭐를 의미하나 싶다. 화가 생겨야 한다. 서로 욕도 하고, 똑바로 하라고도 하게 이게 팀이다. 실책 하나가 나, 조직, 그리고 전체의 아픔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이렇게 그냥 (선수들에게) 맡긴다는 게 위험성이 있다. 계속 이렇게 기다리면 선수도 사라지고 팀도 묻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느 시점에는 내가 전면에 나서야 할 것 같다. 내가 쓰러지든지, 선수가 쓰러지던지. 1년 동안 밥을 먹는 토대를 만드는 게 캠프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선수단과 미팅을 한 후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쳤고, 이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가장 중요하다. 권혁과 송창식, 배영수, 안영명 등이 살아나야 팀도 살 수 있다”면서 “김용주, 김범수 등 젊은 투수들이 많이 좋아졌다. 이들 중 한두 명만 남아줘도 성공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오른손 외야수와 백업 야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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