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록 중원노무법인 노무사 |
올해 말까지 개선입법이 있게 되면, 도보나 자기소유 교통수단 등으로 근로자가 출·퇴근 하는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및 근무환경의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마땅히 환영하여야 할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출·퇴근 재해가 업무상 재해 인정됨으로 인해 이를 악용할 소지가 상당하여 그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3일에 낸 보도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0년 4월 28일 보험조사부가 설치된 이후 16년 12월 말까지 2047건이 적발되었고, 환수금액이 829억원에 달하며, 예방금액은 1477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1년 평균 약 300건의 산재보험 부정수급이 발생하고 있는 꼴이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부정수급의 경우에도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모하면 가능하기 때문에,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퇴근 재해의 경우에는 출퇴근 방법과 경로선택이 모두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기 때문에 산재보험급여 수급을 위해 근로자가 재해경위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 우려를 키운다. 물론,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 입법을 통해 많은 보완이 이루어지겠지만, 모든 상황을 법으로 통제할 수 없기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 및 기업의 인사노무관리상 어려움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첫째, 출·퇴근의 개념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논란이 될 것이다. 집문을 열고 나온 순간부터 출퇴근으로 간주할 것인지, 아니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만을 출퇴근으로 간주할 것인지가 그 것이다. 만약 집밖을 나선 순간부터 회사출근까지를 출·퇴근으로 하게 된다면, 집밖을 나선 순간 이후 발생한 모든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게 된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본다.
둘째, 일용근로자의 산재 적용 관련 문제이다. 일용근로자의 경우에도 당연히 업무수행중에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 다만 일용근로자의 경우 고용관계가 불안정하다 보니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악의적으로 출·퇴근 중에 사고를 일으키고, 업무상 재해를 신청하는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확인하거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셋째, 기업의 인사노무 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고의적으로 출·퇴근 재해를 당하여 업무상 재해를 신청하는 경우 사업주는 인력관리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넷째, 산재보험 재정의 악화로 인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산재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업무상 재해의 경우에는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이 지급되는 바, 빈번하게 활용할 수는 없으나 개인의 휴가처럼 악용할 소지도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필자는 출퇴근 재해의 업무상 재해는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그 운영에 있어 있어 악용될 우려가 많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입법을 통해 개정이 된다 하더라도 출·퇴근재해 인정요건은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적인 업무상 재해와는 달리 출·퇴근 재해시의 휴업급여액을 달리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중원노무법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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