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행위 판단 어려워…형사입건 여부 고민”
최근 대전 지역에 ‘인형뽑기 방’이 우후죽순 늘어난 가운데 한 가게에서 하룻밤 사이 인형이 모두 사라지는 일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기계를 특정 방식으로 조작해 확률을 높힌 것인데 경찰은 이와 같은 행위가 불법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형사입건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23일 대전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지역 내 한 인형뽑기 방에서 인형이 모두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5개의 기계 안에 있던 인형 200만원 상당의 인형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인형뽑기 기계는 20~30회에 한 번씩 뽑을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계 안의 현금은 턱없이 적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20대 남성 2명이 인형뽑기 방에 들어와 2시간 동안 인형 210개를 모두 뽑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A씨(27) 등 2명이 기계를 조작해 확률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 등은 “조이스틱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작해 뽑기 확률을 높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이 형사 입건될만한 행동을 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A씨 등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돈을 내고 게임을 한 만큼 불법행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입건 여부를 결정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 관련 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만약 형사 입건을 한다면 절도인지, 사기인지, 영업방해 등 어떤 혐의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뽑기 확률을 낮게 해 놓고 이익을 누리는 업자들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전 시민 김모(42) 씨는 “그 사람들이 기계를 깨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니고, 남을 속인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오히려 뽑기 확률을 극히 낮게 해 놓고 이익을 누리는 업자들이 더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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