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화장품산업 수출실적 통계(추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4조7899억 원으로 전년과 견줘 43.7% 증가했다. 2009년 5166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이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무역 상대국은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 상대 화장품 수출액은 1조7980억원로 비중이 37.5%에 달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중국 시장 진출 14년 만에 화장품 판매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2년 8.17%에 불과했지만 2015년 13.53%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0년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2014년 중국 상해에 생산과 연구, 물류를 통합하는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신축하는 등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갔다.
LG생활건강 역시 해외 사업 매출 중 중국 비중은 약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과 견줘 30% 가량 늘어났고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온라인 판매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온라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판매된 상품 금액(수출액)은 총 7219억원으로 전년 4452억원과 비교해 62%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90%는 중국에서 나왔다. 4분기 중국으로의 온라인 직접판매액은 2015년 3343억원에서 지난해 5842억원으로 급증했다. 품목별로 보면 화장품이 전체 증가분의 약 75%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의 한국산 화장품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 기업은 충남 천안과 경북 경산의 화장품특화단지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리서치 전문기관인 INI R&C가 제출한 '2016년 기초화장품 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자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투자도 급증했다.
국내 화장품업체에 투자한 중국 기업 수는 2006년 한 곳도 없었지만 2014년 9개, 2015년 35개, 2016년 9월 말 기준 49개로 크게 늘어났다. 2015년 우리나라 기초화장품의 주요 수출국 비중은 중국 37.4%, 홍콩 30.2% 등으로 중화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 요인은 일차적으로 '한류'의 영향이 컸다. 이후에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한방과 허브 등 중화권 소비자가 선호하는 원료의 제품을 만들고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펼쳐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걸림돌이 생겼다. 중국 정부가 자국 화장품 산업과 시장을 보호하고자 비관세장벽을 강화하고 있고 사드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한국 화장품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한류 열풍 확산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액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 기업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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