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4차 산업혁명 대비하자” 한 목소리
박 정부 땐 ‘창조경제’, 차기 정부엔 ‘4차 산업혁명’
과학계, “구체적이지 않아… 과학계 전반에 독 될 수 있어”
대선주자들이 과학기술계의 표심을 잡고자 한목소리로 ‘4차 산업혁명’ 대비를 강조하고 있지만, 되레 과학기술인의 빈축을 사고 있다.
정책 대부분이 구체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를 반짝 이슈로 사용할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ㆍ로봇기술ㆍ생명과학이 주도해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앞으로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과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할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대선 주자들이 이 같은 희망적인 과학기술 어젠다를 놓치지 않고 표몰이로 활용하고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모두 목소리를 높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우리나라도 곧 4차 산업혁명 형태의 산업구조 재편에 들어가고, 전 세계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의 신산업으로 국가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관건은 인적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4차 산업혁명에는 창의적인 인적자원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체제를 변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4차 산업혁명 흐름이 왔고 국내 물적 자원 등 인프라를 활용해 앞으로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교육을 혁명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자 교육 시스템을 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외 구체적인 것은 없는 상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벤처기업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이뤄내겠다”며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논의할 기구를 구성하자는 의지를 표한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문 전 대표와 이견 없이 ‘4차산업혁명대응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선주자들 행보에 대해 대덕특구 관계자 A는 “대선 주자들 모두 4차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며 “마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어젠다가 박근혜 정부 초반 등장한 ‘창조경제’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대덕특구 관계자 B는 “대선주자들끼리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 모두 과학기술 분야에선 4차 산업혁명만 말하고 있다”며 “이를 여론의 관심을 끄는 단편적 이슈로 만들 경우,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기초과학 분야를 비롯해 과학기술계 전반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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