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안희정 충남지사의 돌풍이 심상치가 않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국민일보 ㆍ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하면, 안지사의 지지율이 돌파하기 쉽지않다는 마의 20%를 넘어 23.3%로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가파른 상승세다. 대세론을 주도해 온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는 처음으로 한자리 숫자인 8.6%p 차로 좁혀졌다고 한다.
충청권지역에서의 지지율은 문 전대표보다 무려 11% 이상 앞섰고, 강원ㆍ제주에서도 추월했다고 하니까 안지사는 이제 대선경쟁에서의 다크호스가 아니라 유력한 대선후보로 발돋음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이명박ㆍ박근혜 대통령도 선의가 있었다”는 발언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 당에서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안 지사에 대한 견제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안지사는 민주당 대선경쟁의 페이스 메이커 내지 외연을 확장해 주는 차차기 후보로 인정하면서 그의 활동을 우호적으로 지켜봐왔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민주당 내부와 국민의 당은 물론 좀처럼 활동과 지지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보수당들도 안 지사를 협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안 지사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이 번의 기회를 잡지않으면 다음의 기회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 보수세력은 아직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중도 탈락한 충청권에 뚜렷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충청출신 안지사가 그동안 일관되게 보여준 대연정 정치철학과 정책들은 보수와 중도층에게 그 진정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갈 길을 잃은 이른바 ‘샤이 보수’들은 안 지사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최종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희귀한 정치상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안 지사는 이 절호의 기회이자 위기적 상황을 확고한 의지와 치밀한 전략으로 돌파해야 한다. 적당히 현재의 지지도를 즐기면서, 인지도를 넓히고 다음 정부에서 요직을 경험한 후, 차차기로 나선다는 계획이라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계획이 살벌한 정치권에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이 절호의 기회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제는 그 길밖에 없다. 그래야 만일의 차차기 상황에서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지금은 본선보다 민주당 경선이 관건인 바, 당내경선에 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통해 과감한 도전장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연 확장으로 크게 얻은 그간의 지지와 관심이 표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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