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선수로 뛸지, 이완구 대법원 선고가 관건
충청 잠룡으로 불렸던 정운찬, 이완구 전 총리가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동반성장론’의 전도사로 불리는 정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놓고 정치 참여를 놓고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비슷한 처지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국민의당에 들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과 달리, 기나긴 ‘생각 터널’에 머물러 있다.
공주 출신인 정전 총리는 동반성장만이 21세기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정치 참여를 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 국무총리를 마치고 대권 출마를 준비하다가 뜻을 접는 등 현실 정치가 쉽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 전 총리는 아직 19대 대선 ‘플랫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했지만, 지지율이 뜨지 않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 전 총리가 범여권인 바른정당의 러브콜에 응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으나, 정치 성향상 정 전 총리의 선택지는 진보 정당일 가능성이 크다.
그의 동반성장과 보수는 궤를 같이할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다.
실제 바른정당 홍문표 최고위원(홍성 예산)과 정 전 총리는 이달 초 정 전 총리를 만나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으나 입당 등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음달 중순 이후 대법원 선고가 예상되는 이완구 전 총리 역시 국무총리를 맡았던 지난 2015년 충청대망론의 선두 주자였으나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휩싸여 재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당원권이 중지된 상태여서 정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전 총리가 지인을 통해 지난해 9월 항소심 재판 전에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하나 정치 지형이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당시 언급은 ‘시효’가 지났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같은 혐의로 무죄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과는 달리, 정치 9단에 가까운 이 전 총리가 ‘함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역 정가의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이 전 총리 측의 한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 여부가 끝나는 시점에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대법원 선고도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지금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충청민심을 가져가고 있으나 이완구 전 총리가 무죄를 받으면 중도와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마음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일부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선 대법원 무죄 선고 이후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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