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부재, 경선 흥행 카드도 없어 ‘답답’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당과 소속 대선 주자들 지지율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주자 부재로 대중의 관심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쏠리고 북한 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등 연이어 터진 외교·안보이슈에도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등 보수 정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이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을 나와 ‘새로운 보수 가치 실현’을 외치며 새출발했지만 현재 비교섭단체인 정의당과 ‘4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보수 아이콘’으로 주목받던 유승민 의원과 ‘50대 기수론’ 전면에 내세운 남경필 경기자사가 대선 주자로 나섰으나 지지율이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이후 유 의원과 남 지사가 ‘강한 안보’를 외치며 공세를 펼쳤으나 탄핵, 특검 정국을 넘어서진 못했다.
이렇다보니 당 일각에선 ‘지도부 사퇴론’에서부터 ‘김무성 재등판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용태 대선기획단장은 “경선룰보다 침체에 빠진 당을 띄우는 게 우선 과제”라며 “(바른정당이) 창당 동력을 잃어버렸고, 정책혼선과 리더십 부재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병국 대표는 “잘못한 게 있다면 잘못한 대로, 책임질 일이라면 책임질 자세가 돼있다”며 지지율 회복을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자유한국당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당 차원에서 당명 변경으로 새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지역 간담회 개최로 지지율 반등에 나섰으나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대권 행보 중인 주자나 출마 예정 잠룡은 10여명에 달하지만 지지율은 물론 대중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당은 국회에서 대선준비위원회를 열어 대선 전략과 홍보 등 전반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낮은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을 어떻게 띄울지, 경선 흥행 방법 등을 토론했지만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한국당은 의원총회에서 ‘특검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 ‘집토끼’인 전통 보수층 지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처럼 보수 정당이 활로를 찾지 못하자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일찍이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거나 물밑 활동으로 대선전에 뛰어든 반면 자신들은 지지할 후보조차 정하지 못한 채 추이를 관망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대전시의원은 “시민들의 관심이 야권 주자들과 경선에 쏠려있고 보수 지지층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관심이 더 많다”며 “미약한 보수 정당의 현 상황이 언제쯤 좋아질지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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