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7시께 유천시장 청춘삼거리 점포 두 곳이 문을 닫은 모습. |
상인 ‘지속 지원’, ‘시장 중심 활성화 방안’ 필요 목소리
지난 17일 오후 7시께 대전 중구 유천시장.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점포 10개가 들어선 ‘청춘삼거리’에는 불이 켜진 점포보다 꺼진 곳이 더 많았다. 청년 점포 10곳 중 4곳만 불을 밝혔다.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불이 켜진 곳 중 한두 곳만 적은 손님을 받고 있었다. 9시께 찾은 태평시장 ‘태평청년 맛it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개 점포 중 한 곳이 문을 닫았고 9개 점포 중 두 곳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없거나 한두 테이블만 찬 상태였다. 점포 각각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활기를 띠긴 어려워 보였다. 유천시장 한 상인은 “요즘 장사가 전보다 잘 안 된다”며 “이달로 임대료 지원도 끝나는데 장사가 계속 이대로라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서 비롯한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이 시행 1년여 차를 맞이한 가운데 대부분의 청년 상인이 경영난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와 시가 임대료 등을 지원하는 기간이 끝난 현재, 청년상인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만난 태평시장 상인 우병우(29)씨는 계속된 경영난에 점포 정리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초 창업 준비 당시만 해도 우 씨의 머릿속엔 ‘꽃밭’이 가득했지만 개업 1년도 채 안 돼 내린 결단이다. 우 씨는 “창업 기회를 받았다는 것 자체에는 만족하지만 사업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걸 느낀다”며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한데 미래가 안 보여서 마냥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우 씨는 여전히 청년상인이 숨통을 틀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장 임대료를 내야 하는 현실에서 사업 지원 기간이 종료되면서 모든 것을 상인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천시장 김영호(35)씨는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남부시장을 기대하고 이곳에 가게를 차렸는데 입지 조건이 좋지 못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시장 자체에 사람을 불러들일 수 있는 요소를 만드는 게 가장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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