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 해소 및 AI·구제역 확산 위기 직면
권 시장 긴급 실국장회의서 빈틈없는 현안 추진 당부
대전시 안팎의 충격은 컸다.
시에 쌓인 각종 현안의 원활한 추진에 필요한 동력이 상실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대전고법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시정이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정 공백 우려를 차단하고, 시민들을 안심시키려면 시청 공무원을 비롯한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기존에 추진돼 온 현안 사업들이 흔들림없이 지속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권 시장이 취임하면서 건설방식을 고가에서 트램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반발과 트램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일었다. 그러나 트램 방식으로 변경된 기본계획안이 국토교통부에 제출돼 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물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민들도 이제는 2호선은 트램이라는 이미지를 인식하고 있다.
신세계 및 현대 측과 협의 중인 사이언스 콤플렉스나 용산동 현대 아웃렛 등도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시정이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는 구조가 돼야한다고도 충고한다. 권 시장이 환송심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선고 결과를 받자 시정이 방향타를 잃고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만큼 권 시장 한 사람에게 시정이 좌지우지돼 왔다는 반증이라는 의미에서다.
시민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공직사회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책임져야할 일은 회피하는 이른바 복지부동이나 보신주의는 되려 시민에게 피해만 전가하는 셈이다.
당장, 대전시는 청년 취·창업 및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마련 등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해야하고 인근 지역에서 창궐하고 있는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에 대한 촘촘한 방역태세를 펼쳐야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다음달에는 추경 예산편성도 예고돼 있다. 이 예산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각 자치구와 시 주요 역점 사업을 제대로 실행시키기 어려움에 처한다. 공직사회의 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환송심에서의 권 시장에 대한 선고로 여러 사업들이 지속될 수 있을지, 성공적으로 귀결될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의문이 적지 않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일관성이 필요하고, 공직사회가 시장보다 시민을 위한다는 마인드를 확립 후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도 “재판 결과에 시정이 영향받는 것은 단체장의 영향이 작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전제한 뒤 “직업공무원의 신분상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말고,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며 안정적 시정 운영을 위한 공직사회의 역활론을 강조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도 자료를 내고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정상적인 행정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권 시장은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권 시장은 지난 1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긴급 실국장회의를 주재하며 “대법원에 상고해 떳떳함을 증명할 것입니다. 이는 시민을 위한 시정의 연속성 유지와 또 제 명예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또 “나 자신부터 동요됨 없이 꿋꿋하게 땀 흘리며 시민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며 “공직자 여러분도 시민과의 약속사업, 현안사업 완성을 위해 혼연일체로 묵묵히 동행해 달라”고 빈틈없는 현안 추진도 당부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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