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일 결정
민주당 文-安 대결구도..국민의당 안철수·손학규 경선 채비
여권 ‘황교안’ 출마 여부..중량급 인사 등판론도 제기
‘벚꽃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일을 결정한 만큼 다음달 13일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 선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 혹은 기각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용될 경우 4월 말이나 5월 초 조기 대선을 치러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검찰과 특검 수사 상황, 지금까지 진행된 심리 등을 감안할 때 탄핵 인용에 무게가 실린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파면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그동안 막연한 기대감 속에 대권 행보를 이어왔던 여야 대권 주자들은 헌재의 탄핵시계가 빨라지면서 조기 대선을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경선 돌입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대결이 볼거리로 떠올랐다.
‘대세론’을 형성한 문 전 대표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최근 안 지사가 가파른 상승세로 매직 넘버인 지지율 20%대를 넘어서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33%, 안 지사는 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물론 확고한 조직을 구축한 문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안 지사가 흡수한 중도·보수층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거나 ‘역선택’이 현실화될 경우 ‘결과는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 정당’을 표방한 국민의당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의 통합을 마무리하며 당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달 말까지 경선 일정과 룰을 확정하기로 한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손 전 대표 간 ‘3파전’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충청 출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독자 행보를 접고 합류하면 경선 구도는 ‘4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당 창업주이자 대선 주자로서 인지도가 높은 안 전 대표가 우세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국민주권개혁회의로 조직을 다져온 손 전 대표와 호남을 기반으로 공을 들여온 천 전 대표 역시 만만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범여권은 야권보다 흥행이나 대중 관심도에서 멀어져있으나 탄핵 심판을 기점으로 보수 지지층이 뭉칠 경우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탄핵이 인용돼 박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받을 경우 관망하거나 숨어있던 보수층이 대거 움직이며 강하게 결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황 권한대행이 범여권 주자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지만 이번 갤럽조사에서 지난주보다 하락한 9%로 나타나 “탄핵 심판 전 판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홍준표 경남지사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중량급 인사들의 등판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에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원유철 의원이,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권 주자로 뛰고 있다.
일각에선 범여권 후보들 간 단일화로 보수 재결집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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