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 “유력 대선주자와 관련 없다” 해명하기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의 최종 변론기일이 오는 24일로 정해지며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자 ‘정치 테마주’가 또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 테마주로 지목된 일부 기업들은 “유력 대선주자와 관련이 없다”며 뜬소문에 해명하기도 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지율 상승 바람을 탄 안희정 충남지사와 관련한 테마주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주가가 급등했다. 안희정 테마주는 KD건설과 SG충방이 대표적이다. KD건설은 지난달 31일 199원에서 16일 620원까지 3배 이상 올랐다. SG충방의 주가도 같은 기간 4150원에서 9100원까지 2배 뛰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최근 “안희정 지사와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한데 이어 엘디티, 원풍, 자연과환경 등도 안 지사와 상관 없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다. KD건설과 SG충방은 충남지역에 위치해 안희정 테마주로 묶였다.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은 기업의 가치나 실적이 아닌 대선 후보와 학연, 지연 등이 얽혀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고 있다.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상당수는 대선 후보와 연관이 없거나 헛소문인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정치테마주만 믿고 투자를 하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정치테마주 16개를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격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관련주가 폭락한 것도 한 사례다.
지엔코, 광림, 성문전자, 씨씨에스 등 ‘반기문 테마주’ 대표 7종목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31거래일간 평균 66.24% 빠졌다. 당시 이들 7개 기업의 시가총액 증발액은 모두 1조3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급등세를 보이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며 “근거 없는 소문만 믿고 뒤늦게 투자에 나섰다가 자칫 손실을 볼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정치테마주들의 주가 이상급등 등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얼럿(Aler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일부터는 5일 동안 2회 통보를 받은 기업이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해 제도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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