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수 후보 모두 내부인사로 분류, 원자력 전문성은 인정돼
미래부에 후보자 관련 투서 다수 접수… 진흙탕 싸움될까 우려
최근 하나로 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 방사성 폐기물 무단 폐기 등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안전 불감증’에 빠졌다는 질타를 받는 가운데 향후 원자력연을 이끌 차기 원장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지난달 13일 원자력연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를 열고 김학노 원자력연 전략사업부원장ㆍ민병주 이화여대 초빙교수ㆍ하재주 원자력연 책임연구원(가나다 순)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후보자 3인은 모두 원자력연 출신으로 원자력에 대한 전문성은 인정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자력연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만큼 원자력 전문성 외에도 지역 주민과의 소통 문제, 내부에 관행으로 자리 잡은 안전 불감증 문제 등을 시원하게 풀 수 있는 사람이 원장직에 올라야 한다는 대내외적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국민적 요구와는 다르게 원자력연 후보군을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안팎에선 원자력연 차기 원장 후보를 헐뜯는 투서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원자력연 현직에 종사하는 후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내부 인사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연구원 내 암묵적인 정치 인맥, 흔히 말하는 ‘라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후보군을 주축으로 보이지 않는 내부 정치 인맥이 차기 권력 쟁탈을 위해 투서 등을 무기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 (왼쪽부터)김학노 원자력연 전략사업부원장ㆍ민병주 이화여대 초빙교수ㆍ하재주 원자력연 책임연구원. |
일각에서 김학노 부원장은 김종경 현 원장 시절에 부원장이라는 높은 직급으로 재임해 온 만큼 최근 불거진 다양한 원자력 안전성 논란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민병주 교수는 국회의원 재직 경험 때문에 ‘낙하산’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이 있지만, 원자력연에 20여 년을 재직한 경험이 있어 내부인사로 구분 지어야 한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재주 원자력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OECE/NEA 원자력개발국장직을 맡고 있는데,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약 1년 남은 상태다.
만약 차기 원장으로 발탁될 경우, 원장직과 국장직의 겸직이 안 돼 원자력기구에서의 한국의 입지가 작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현재 원자력연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원자력에 대한 전문성은 당연하며 내부적 리더십, 대외적 정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와야만 이 시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종경 원장의 임기는 지난달 26일에 끝났고 최종 차기 원장 선임은 이번 달 23일 이후 결정 지어질 전망이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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