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 측- 범 여권 충청 민심 흐름 주시
안희정 측, 무반응 속 여러 대응 방안 모색
충청정가에 ‘벌떼 출격론’이 다시 일 조짐이다.
19대 대선이 ‘벚꽃 대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충청 출신의 유력 정치인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충북 음성 출신의 유력 여권 후보로 꼽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낙마 후 충청정가는 멘붕이다. 그 공백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안희정 충남지사가 상당 부분 얻어내며 ‘안희정 대망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그룹에선 대안론 찾기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마땅한 주자가 없자 다수 후보들이 출격하는 ‘벌떼 작전’에 들어갔다.
그 가운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타천으로 거명되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잠룡 그룹에 있던 이완구 전 총리(청양 출신) 법원의 성완종 리스트 의혹의 잇단 무죄 선고로 현실 정치 참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홍 지사는 지난해 9월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대법원 선고가 3월 중에 있다면 이 전 총리 주변에서 충청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총리가 먼저 나서 충청대망론의 주자가 되겠다는 스탠스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언했다.
본보의 보도(16일 자 4면)이후 충청 정가는 가능한 범여권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충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지난해 9월 항소심 선고 이전에는 무죄를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면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는 반 전 총장이 범여권 후보가 유력한데다 출마가 확실시 되면서 항소심 선고가 주변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항소심 판결로 이 전 총리가 정치적으로 해금(解禁) 된 상태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그는 공식적인 외부 행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여권의 동력이 떨어진데다 그나마 기대감을 갖고 있던 반 전 총장의 낙마로 ‘대선 장터’가 사라진 상태다.
이 전 총리는 여전히 충청 여권의 상징이고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보령 서천) 의원이 여전히 ‘리틀 이완구’로 분류되고 있다.
김종필 전 총리(JP)는 반 전 총장을 ‘정치 인재’로 점쳤으나 결국 ‘오답’을 작성한 꼴이 돼서 더 이상 19대 대선에서 영향력 행사가 쉬워 보이지 않는다 게 중론이다.
이 전 총리 등판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은 상반된다.
그 스스로가 나서 충청대망론을 재획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여론이 얼마 만큼 확산되느냐가 현실 정치 참여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이 전 총리와 범여권이 충청 민심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안 지사 측은 대법원 선고 이후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