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초미 관심
후분양제 의무화와 임대주택 임대료 인상 제한기간 등
더민주, 세입자 위해 도입 VS 여당, 시장 혼란 초래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등 예측 불허의 정국 속에 여러 부동산시장 관련 제도와 법안이 졸속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건 전ㆍ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세입자를 위해 두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대선공약을 준비 중인 민주연구원은 전세와 월세의 인상폭을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 임차인이 같은 집에 계속 거주하려고 할 경우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방안을 대선 공약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책임하에 임대와 서민 주택 대량공급, 임대가구 주거비 부담 감소, 선진국형 생애맞춤 주택공급으로 서민주거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구체적으로 전ㆍ월세 상한제는 전ㆍ월세 인상의 상한을 5% 이내로 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은 한번 계약(전세)으로 4년을 거주하되, 1회(4년)에 한 해 집주인에게 연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위적인 규제는 자칫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어 제도가 시행되면 상당한 혼란과 반발 등 파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9건이나 발의된 상태다.
더민주 박영선ㆍ김상희 의원과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등 탄핵정국 속에서 주도권을 쥔 야당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들은 오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에서 다뤄질 예정이어서 주택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발의된 개정안을 보면 2년 단위 전세계약에서 임차인이 한 두 차례 갱신을 요구하거나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안도 있다. 재계약 시 인상한도를 5% 이내로 못박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택임대차 문제가 서민의 주거권과 직결된 만큼 그간 임대인 위주로 짜여진 법을 손봐 서민주거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반면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1990년 전후 임대료가 폭등한 전례가 있는데다, 임대물량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 시장을 더 불안할 수 있다는 게 여당 측의 논리다.
두 제도 외에도 주거와 관련해 논란이 예상되는 법안은 더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 인상 제한기간을 현재 1년에서 2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정동영 의원 대표 발의)과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 재계약 시 임대인이 함부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임차인 대표회의를 구성토록 하는 개정안도 있다.
후분양제도를 의무화한 주택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집을 보고 분양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을 마련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에 도입 초기 분양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않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치ㆍ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주택시장과 관련한 여러 현안과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절충해 보완을 마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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