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등 충청 민심 구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치적 안방을 찾아 충청공략에 공을 들였다.
이들의 충청 출격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지사의 기세를 조기 차단하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로 붕 떠버린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함이다.
충청은 호남 다음의 민주당 2차 경선지로 초반 승기를 가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당내 경선 주자들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이기도 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공무원 복지편의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행정자치부를 세종시로 이전시키겠다”며 “미래창조과학부 이전을 통해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를 연계, 충청을 대한민국 과학을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의 본거지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해 장관과 공무원이 국회로 가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내려와 상임위 활동과 국정감사를 하도록 하겠다”며 국회 분원 설치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담대한 분권으로 입법·행정·재정·인사·복지자치권을 포함한 중앙정부 권력을 지방에 이양할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추진한 지방분권·균형발전 정책에서 더 나아가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서울과 세종으로 나눠있는 수도를 한 곳으로 정하자”며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옮기자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의 주장은 문제점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시를 만든지 몇 년 지났지만 수도가 둘로 나뉘어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도는 서울이든 세종이든 한곳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국민 의견이 수도를 서울로 하자는 것으로 정리되면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만드는 것도 예상할 수 있는 옵션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1박2일 호남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대전으로 이동했다.
안 전 대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기 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종과 수도권 등으로 흩어진 정부부처 때문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부처들이 한 곳에 모여 협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고, 필요한 부서들도 이전해야 한다”고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했다.
문 전 대표의 미래창조과학부 세종시 이전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주도 주장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을 미래부가 이끄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식이 옳다. 미래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이와 함께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경선과 관련해 “제가 대표를 하면서 내부 사정을 잘 알게됐다”며 “경선과정에서 안 지사께서 이기시기 힘들 것”이라고 언급, 눈길을 끌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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