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안전협회에서 설치한 비상소화장치함. |
소방차 진입이 곤란해 화재취약지역에 설치된 비상소화 장치 10대 중 8대가 미검증 불량제품으로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비상소화장치함 성능인증 제품사용 실태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5~2016년) 시도와 소방안전협회에서 설치한 비상소화장치는 총 513개로 집계됐다.
이중 공사 시방서 상에 성능인증 제품을 사용토록 규정됐으나 미검증 불량 비상소화장치함을 납품ㆍ시공한 곳이 약 절반(49.3%)에 이르는 253개였고, 성능인증 제품을 요구하지 않은 곳도 161개(31.4%)나 됐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인증을 받은 비상소화장치함을 설치한 것은 19.3%인 99곳에 불과했다.
이번 국민안전처의 비상소화장치함 실태조사는 작년 국민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소방안전협회가 삼성화재(주)에서 기탁한 24억원으로 2015년에 설치한 140곳의 비상소화장치 설치공사에 저가 무검증 비상소화장치함이 납품·시공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시·도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비상소화장치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소방안전협회가 설치한 140곳은 모두 내구성이 떨어지고 저가의 미인증 비상소화장치함이 납품·시공된 것으로 조사, 작년 9월~11월 사이에 전량 교체됐다. 하지만, 시·도 소방서에서 성능인증 제품사용 요구를 한 212곳 중에서 미검정 제품을 사용한 113곳은 납품업체의 재고 부족으로 올해 4월까지 성능인증 제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비상소화장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7433개가 설치돼 있다. 주거지역에 42.2%인 3140개로 가장 많이 설치돼 있고, 재래시장 등 화재경계지구에 1613개(21.7%), 소방차 진입곤란 지역에 1070개(14.4%), 중요문화재에 359개(4.8%), 기타 지역에 1251개(16.9%)가 설치됐다.
진선미 의원은 “소방당국은 국민안전과 직결돼 있는 소방안전시설에 불량 제품이 납품·시공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마련과 함께 철저한 관리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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