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피하지 않겠다” 맞불 세부사항 놓고 마찰우려
후보자간 신경전 점입가경 민주경선 벌써 ‘후끈’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민주당이 본격경선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주도권 선점위한 당내 주자간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후보자간 토론회 개최를 두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가급적 판을 흔들려고 하는 데 비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는 가급적 변수를 줄이려 하는 만큼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연정과 사드배치 등을 둘러싸고 이미 신경전을 벌인 세 후보 사이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면서 민주당 경선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상대로 후보자간 토론회 개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박근혜 대통령 검증을 못해 깜깜이 선거를 치렀고 결국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따른 혼란을 초래한 만큼 당내 주자간 활발한 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안 지사로선 최근 지지율 상승세 속 토론회 개최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면 문 전 대표의 아성을 무너뜨릴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같은 안 지사 측 생각엔 대중을 향한 ‘스피치’ 능력에선 문 전 대표를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하며 안 지사에 당내 2위 자리를 내준 이 시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 시장측 김영진 의원은 이날 “국민과 당원 앞에서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내용을 갖고 토론을 통해 제대로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당 선관위에서도 공식·비공식 자주 토론회를 열어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측은 민주당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공동후보초청토론회 방식으로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전 대표측도 맞불을 놨다.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당에서 토론 부분 경선관리를 하고 있는데 토론회를 포함해서 경선 일정이 나오면 어떤 일정이든 임하겠다”고 토론회를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토론회 개최에 대해선 세 명의 후보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만, 개최 일정 및 횟수 등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파열음이 생길 우려도 있다.
‘추격자’ 입장인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역전을 위한 ‘한방’이 필요한데 반해 1등 주자인 문 전 대표 측으로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 등은 그동안 대연정, 사드배치, ‘공짜 밥’ 등 정치, 안보, 복지 등의 분야에서 서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안 지사는 나머지 두 후보에 비할 때 ‘우클릭’ 행보로 차별성을 부각했고 이 시장은 이같은 안 지사 ‘때리기’로 존재감을 부각해 왔다.
문 전 대표는 가급적 말을 아끼며 그때그때 대처하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의 공격엔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후보자간 토론회 개최를 둘러싸고 또다시 세 명의 후보가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민주당 경선판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관위 회의를 열어 예비후보등록 후 당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 규모와 형식 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개 지방을 돌며 경선을 진행하면서 토론회도 각 지방 언론과 하는 방식이었는데 지나치게 선거모드로 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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