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이후 국내에서 7년만에 발생한 경기 연천의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의 최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천에서 검출된 A형의 13개 분리바이러스 가운데 11개가 국내 소에 접종 중인 ‘O+A형’ 백신의 A형 균주인 ‘A22 이라크’(A22 Iraq)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기존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바이러스의 방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 혈청형으로 유형이 구분되며, 각각의 혈청형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최대 80여 가지의 하위 유형(아형)으로 나뉜다.
바이러스 특성상 유전자 변이가 심해 100% 일치하는 사례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상동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고 유전자 특성과 백신 종류 등을 결정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에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는 유전자 계통이 ‘아시아(ASIA) 동남아시아(SEA) 97’ 타입이며, 2016년 베트남의 소ㆍ돼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99.8% 일치했다.
지난해 미얀마(소)에서 검출된 A형 바이러스와는 99.7%, 앞서 2013년 중국 광동성(돼지) 바이러스와는 99.5%의 상동성을 보였다.
연천에서 발생한 A형 바이러스는 ASIA/Sea-97 유전형으로 2016년 베트남(소, 돼지)바이러스와 99.8%, 2016년 미얀마(소)바이러스와 99.7%, 2010년 발생한 포천 바이러스와는 91.41% 상동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국내 잔존 바이러스가 아닌 해외 유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이 방어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옴에 따라 걱정을 다소 덜긴했으나, 백신 재고가 부족해 백신 공백 상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준원 차관은 “현재 백신 재고량은 O+A형은 99만두분, O형은 830만두분이며, 계약된 예정량인 O+A형은 2월말~3월초에 160만두, O형은 오는 17일과 24일 320만두분이 도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A형 백신의 국내 발생 바이러스에 대한 적합성 분석 후 수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종=백운석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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