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정당 지지율 모두 야권에 뒤져
유력 대선 주자도 없는데다 새누리·바른정당 갈라져
‘보수 대통합’으로 야권 주도 정국 분위기 반전 노려야
탄핵정국 이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보수 진영은 맥을 못추고 있다.
범보수 구심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 이후 보수 정당은 대권 주자, 정당 지지율 모두 야권에 뒤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이다.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보수층이 대선 출마가 불투명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야권 다크호스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쏠리는 등 보수 진영의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후보 지지율이 70%에 육박,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같은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대권 행보 중이지만 지지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으면서 보수 진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보수 지지층이 붕 떠버릴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정당 지지율 역시 민주당이 30% 후반대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반면 새누리당은 10% 초반대에 머물러 있고, 바른정당 역시 좀처럼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고 인적청산과 당명 변경, 당헌·당규 개정 등 강도 높은 쇄신작업에 나섰지만 보수층 여론은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바른정당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 시 의원직 총사퇴’를 선언하며 대중 어필에 나섰으나 보수·중도 여론은 쉽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정권 창출을 위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대선은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일찍이 연대 혹은 통합으로 야권이 쥐고 있는 대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얘기다.
연대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보수후보 단일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도 범보수 단일화 필요성을 인정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도 보수 재건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초선 모임 공동대표인 박찬우 의원(충남 천안갑)은 “더 큰 명분을 위해 통합하라는 보수 진영의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분열된 상태로 가야할 필요가 없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보수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바른정당이 새누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을 일축하며 ‘자강론’을 주창해 당장 통합 논의가 물꼬를 트긴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도 탄탄한 ‘집토끼’ 지지층을 기반으로 당내 대선 주자들 간 경쟁 혹은 황 권한대행 영입 카드를 상수로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정국 주도권과 관심이 모두 야권으로 쏠려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갈라져있지만 ‘보수가 합쳐야만 한다’는 기본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여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보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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