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인증 제품으로 혈세 낭비 막아야”
서구 “조달우수 제품 중 적합한 것 쓰면 돼”
대전 서구와 서구의회가 특정 투수블럭 설치 관련 조례를 놓고 의견 대립을 벌인 가운데 조례를 발의한 김창관 의원이 공개테스트를 제안하며 추후 공방이 예상된다.
빗물을 흡수해 홍수를 막고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효율적인 투수블럭을 설치할 때 특정 기술을 인증받은 업체의 제품을 조례로 제정하는 것을 두고 의회와 집행부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서구의회는 지난달 ‘대전 서구 물순환 회복에 관한 기본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임시회에서 조례를 의결한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행부인 서구가 조례안 내용 일부에 제동을 걸면서 이번 임시회 상임위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보류됐다. 구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부분은 7조 ‘투수수성능 지속성 확보’에 대한 부분이다. 조례안 2항에는 ‘빗물침투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 (중략) 검증시험을 실시하는 공인기관으로부터 시험을 통과하거나 인증을 받은 시설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을 갖춘 제품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구는 이 공인기관(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부터 인증받은 TR(Technology & Reliability)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 3곳밖에 없다며 특정 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특혜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발했다. 또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우수제품의 성능이 뒤떨어지지 않는데 굳이 제한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란 의견이다.
구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의회에 조례안 변경을 요구했지만, 조례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창관 의원(둔산1·2·3동)은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같은 금액이면 지속성이 우수한 제품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것. 김 의원은 다음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다시 상정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투수블럭을 생산하는 업체가 25여곳 정도 되는데 이들 중엔 TR인증을 받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받지 못하는 곳이 있다”며 “최대한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게 시민 혈세 낭비를 막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가 기준을 갖춘다면 그동안 썼던 제품을 사용해도 상관없다”며 “현재 서구에 설치된 투수블럭과 TR인증 제품의 성능을 주민 앞에서 공개테스트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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